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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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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사기


BY 산골향기 2015-06-24

딸 아이들은 교복을 한번 만 사고 말았다

아들 아이는 옷이 작아 져서 한 번  사고

소위 옷을 해 먹어서 한 번 샀다

어떻게 옷이 잘 닳아 지는지 사는 게 부담감이 오려는 마음을

얼른 접었다

딸 아이들은 두벌 씩을 사 주었다

엄마가 바쁘다 보니 그게 좋을  것 같았다

사실 교복 두벌 사기는 나로 부터 비롯 되었다

엄마가 서울에 돈 벌러 가고 나는 첫차를 타고 등교 하여

막차로 하교 하니 웃옷만큼은 두 벌이  필요 했다

두벌 사달라는 말을 어머니는 거절 하지 않았다

교복 뿐만이 아니었다

농촌 돈이 귀하던 시절에 보따리 장수가 다녔다

그 보따리 장수는 남편이 없고 아들만 둘 있었는데

장삿일에 둘째 아들을  데리고 다녔다

손을 호호 불며 집에 간신히 왔는데 아버지 어머니와 보따리 옷 장수가

있었다

날은 너무도 추웠다

보따리 장수에게서 나는 점퍼를 하나 발견 했다

나는 그걸 집어 들고는 그냥 냅다 입어 버리고는 벗을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아버지 어머니는 일부는 조금 주고 나머지는 이른바 외상으로  그 옷을 사주었다

그 시절에는 소위 비축이라든지 저축이라는 개념이 없었다기 보다는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난에 찌들어진 나는 가난이 싫고 무서웠다

하나의 트라우마가 생긴 모양인지 저축을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그 달 소득을 다쓰고 나면 너무 허전 하고 죄를 짓는 것 같으니 말이다

웬지 마음이 기쁘지 않다

그게 습관화가 된 모양이어선지 돈 쓰는 게 민감 하게 반응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아이가 한사코 손질 해서 입겠다던 바지를 둘은 수선 하고 하나는 사주었다

나보단 나은 아이가 아닌가

하기야 나는 아직도 부모의 사정이 마음에 걸리고 신경이 쓰이니 그닥 나쁜

자식은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신발 가게에 굽을 갈러 갔다가 작년 어버이날에 시모와 친모 같이

신발 하나씩을 샀는데 진열 된 신발 중에 어머니거와 비슷한 디자인을 보니

어머니가 생존 해 있음에도 불구 하고 괜히 마음이 울적 해 진다

큰 기둥이 되었던 부모에게 이제는 기둥이 되어야 하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마음은 아직 어른이 다 되지 못하는데 어느 새 흰머리가 늘어 가고

나도 또 언젠가는 우리 아이들의 기둥에 기대게 될 날이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어느 노랫말 처럼 서로 서로사슴처럼 기대도 살아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