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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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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BY 산골향기 2015-06-24

지난 가을은 감이 잘 되어서 풍년이 든 관계로  

냉동실에 얼려 두고 요즘 같은 더운 때에  하나씩 먹으니 참 좋더라고요

어렸을 적 아버지 손잡고 외가에 다녀 올 때에 몹시도 멀미를 한 지라

속은 울렁 거리고 기운 은 하나도 없는데  상점에 홍시가 보이기로

그걸 손으로 가리키니 아버지는두 말도 않고 사 주었지요

아버지는 하얀 두루 마기를 입고 나는 그 아버지와 단 둘이서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이었네요

무슨 이유인지 어머니와 동생들은 동행 하지 않았고요

그 당시 집안 사정은 별로 좋지 않아서 좀 부담이 되었을 텐데 아버지는

흔쾌히 사주었지요

세월이 흐르고 나도 부모가 되고 우리 아이들도

엄마에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요청 할 때가 있는데 맞벌이인

나는 한 번 씩은 커트를 하네요

때론 교육상 커트를 할 때도 있고 때론 부담이 되어서

뒤로 미루거나 거절 하기도 하는데

그 당시에 아버지에게 심적인 부담이 되었음 직 한 홍시가 오늘 따라 생각이 나네요

아버지가 당신의 방식으로 살았고 가족들은 기대하는 바가 다른 점도 있어서

실망 되는 부분이 있을 때에는 나는 그 홍시 사건만 생각 하며

좋은 아버지라고 자신에게 늘 세뇌 시키곤 하지요

이제 아버지는 곁에 있지 아니 하고 영면에 들었지만

아버지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리네요

사람이 지혜가 부족 해서 지나면 후회 될 일도 모르고 지내고

그 당시엔 깨닫지 못 할 때가 있으니 아쉬운 들 어이 하리오

오늘은 날씨가 희끄무레 하여서 마치 비가 올 것 만 같은데

비는 안 오고 잔뜩 찌푸리고 만 있네요

올해에도 감꽃은 피었네요

아마 감이 열리고 홍시도 나올 테지요

홍시를 보면 또 아버지 생각이 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