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누웠을때 바로 잠이 드시는데 요즘은 코고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거실에서 tv 시청하다 당신 스스로 주무시면 바로 코골면 아들인 제가 tv시청에
방해가 되니까 코 한번 만져드리면 소스라치면서 일어나셨습니다.
즉 어머니는 누웠다하면 바로 잠이 드니까 누가 업어가도 모릅니다.
저도 어머니 영향으로 예전에 잠들면 저도 모르게 잇빨가는 소리 들리고 친구들과 자면
아침에 친구들이 너 잇빨간다는 말을 할 정도이다보니 어머니 아들인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도 연세 70대 중반이고 몸 여기 저기 편찮다보니 기력이 먾이 딸리시는지
요즘은 잠들면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15년전 신장 하나를 저에게 때주셨는데
그것 때문인지 최근 2~3년 사이에 부쩍 병원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방광도 좋지 않고 심장약도 복용하시는 어머니,
그나마 총명함을 유지하고 있는것이라고는 계산하는 능력입니다.
다른것은 몰라도 돈 계산하고 산수계산하는것은 과히 천부적인데 이것 마저 할 수 없다면
당신 말로는 난 죽었다 봐야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농담으로 그래도 살아있네라고 합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니까 잇빨가는것도 없어지고 단지 생긴것이라고는
예전에 단독주택에 거주할때는 없었던 나무 알레르기가 현재의 아파트로 이사오고 부터는
하나 둘씩 생겼는데 아무리 사람들에게 나무가 좋아도 저에게는 알르레기로 나타나는가 봅니다.
4년전 뇌졸중 휴유증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물침대가 있습니다.
그 위에 새로운 물침대 매트를 깔고 전기를 연결 따뜻하고는 밤에 주무시는데
제가 해드리는 일이라면 어머니가 거실에서 tv 시청하고 있을때 저는 큰방으로 몰래 들어가서
전기를 켜고 나오면서 자식이 부모님 자리를 봐드리듯이 그렇게 이불속으로 들어가면
바로 따뜻하게 주무실 수 있데 해드립니다.
가끔은 내방에 들어오시면 꺠끗하게 정리정돈해놨지만 당신 눈에는 꺠끗하지 않는지
항상 잔소리 때문에 언성이 높고 낮을때가 있는데 자식이 만족하여도 부모 눈에는
늘 부족하게 보이는가 봅니다.
어쩌다 간밤에 일어나면 큰방 문 열고 불켜고는 어머니 잘 주무시는지 보고 나가는데
어제 어버이날에도 저는 어머니 가슴에 꽃 하나 달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15년동안 투석하다보니 물론 핑계지만 어머니 생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불효자입니다.
저 생일이 다가오면 그때 어머니는 니 생일이 언네인데라고 생신 미역국 준비하시고
항상 맛보라고 하면 저는 그때마다 괜찮다고 말합니다.
한번은 10년전 어머니 생신을 맞이하여 인터넷에서 무료로 꽃 한송이 받게 되었기에
어머니 생신에 마춰서 드렸고 10년후 지나가는 말로 했더니 니가 언제 보냈냐는
난 절대로 모른다식으로 말씀하시는것을 보고는 이제 우리 엄마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구나
이런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조카들 초등학교 가고 중학교가는것은 늘 봐야한다고 말씀핫는 어머니,
요즘에는 웬지 예전처럼 바로 잠들면 코고는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