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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양말 탈출기


BY 새우초밥 2015-04-26

 

 

 

     3단 책꽃이와 박스중간의 빈 공간 안에서 얼마동안 있었을까 두개의 물체가 아무 말 없이

     먼지가 묻지 않는채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다.

     먼지가 묻지 않는것으로 보아서는 전날 내가 벗어놓았던 양말인가 보다.

     전날 저녁에 병원에서 돌아 온 내가 조금 있다가 씻는다면서 발에 착용하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보니 양말 착용하고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양말을 벗기고는 그쪽으로 던져놓았는지 모르겠지만 한참동안 철장안에서 갇혀지내는

     토끼 2마리가 철장안에서 탈출을 감행하고는 혹시라도 잡힐까 싶어서 숨어있는 모습이다.

    

     양말을 세탁물들이 들어있는 세탁기안으로 던졌다.

     그런데 방안으로 다시 들어오는 순간 이번에는 한 무리의 양말들이 보인다.

     문 옆 책꽃이쪽에 마치 나를 노려보는 것처럼,

     왜 아직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냐는듯이 조용히 있는 또 한 무리의 양말들이 보인다.

     이건 마치 철장속에 키우던 애완용 쥐들이 한동안 주인이 먹이를 주지 않으니까

     몇일 간의 배고픔 때문에 주인에게 시위하고 싶은 마음으로 다들 탈출했지만

     먹을것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배가 고파서 힘없이 늘어져있는것 같았다.

 

     어느순간에 누가 세탁기를 돌렸는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이때가 싶어서 양말들을 집어서 다용도실로 들어가 세탁기 문을 열고는

     또 다시 폭탄을 투척하듯이 던져넣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손을 씻고 내 방으로 들어오면서 그들이 있었던

     흔적을 말끔히 청소해버린다.

     내가 양말에 집착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병원에서 돌아오거나 외출하고 돌아오는날

     그리고 머리 씻을때 항상 갈아입은 옷들은 세탁기안으로 바로 던져넣는데도

     이상하게도 양말들은 벗어놓고는 책상밑에 하루정도 머물게하는 습관이 있다.

     그렇다고 어떤 사람들처럼 집안에 들어오면서 벗고 아무곳에나 던져놓은것은 아니지만

     그 습관만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내 방 청소하는날에는 내가 세탁기쪽에 던져넣지만 어머니가 청소하는날에는 가끔

     남겨진 그들 때문에 왜 여기 놔두냐고 한 잔소리듣게 되는데 남자들은 다 그런가

     그렇다고 학창시절에는 지금처럼 양말 벗어놓으면 바로 내가 세탁하고 정리했는데

     옷들은 바로 바로 세탁기안에 넣지만 양말은 왜 하루정도 묵혀두는지 난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