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주 마지막 수요일 나 야간해요"
"그래?"
"근데 무슨 날?"
"내가 당신에게만 살짝 말하는데 그날 내가 피자쏜다"
"정말? 신난다"
마치 누군가에게만 살짝 말하면 안될것 같은'천기누설을 말하듯이 나는 나하고 친한 간호사인
그녀에게 입밖으로 말해버렸으니...
지난주 그녀에게 언제 야간하는지 물어보았는데 그녀가 나의 질문을 기억하고 .
"마지막날 수요일날 기억하지 못하면 나 삐진다"
"알았어 기억할께..."
그녀와 나의 나이차이는 16살이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것이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라고..
내가 왜 그녀에게 언제 야간하는지 물어본 이유라면,
올 4월달 중순이 저의 투석한지 2500회되는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녀에게는 투석 2500회되는날 이 말은 하지 않았는데 그날하면되고
원래는 4월 중순인데 4월말로 연기를...
그래서 그걸 기념하기 위하여 그날 야간하는 그녀와 다른 간호사들에게 피자 줄려고요..
사실 이런것은 없는 것인데 연인들의 100일 500일 기념하듯이 저도 해보고 싶어서..
처음 시작한때는 10년전인데 초창기부터 정신없이 투석하다보니 뒤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700회였습니다.
그래서 그때 처음 간호사들하고 같이 피자먹고 싶은 마음에 피자를.....
800회 1000회때는 친구들에게 해물찜을.....이런것이 사는 행복이죠..
그리고 1500회 1800회때도 피자를...
그저 맹숭맹숭 보내는것 보다는 추억 하나를 만들어가듯이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기념일 챙기는것은 잘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무슨 기념될것이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해보는것 좋다고 봅니다.
생각나름이겠죠...
이제는 생활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