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에 한번 아니면 두번 베란다 밖을 볼 수 있는 거실안에서 산쪽을 바라본다.
이제는 마치 어떤 행사처럼 되어버린 나의 습관이고 비라도 한바탕 솟아지는 풍경을
감상하고 있으면 바로 앞 tv에서 맛있는 해물파전이 자동으로 나오면 모를까.
5층에서 바라보는 봄의 변하는 모습을 하루 하루 지켜보고 있는 사이에 나는 그동안
얼마나 늙어버렸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의 나이는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28살에 멈춰져 있다고 말하는데
왜 28살인가하면 남자 나이 28살 정말 멋진 나이면서 결혼하기에도 닥 적당한 나이다.
계절의 순환을 몇번 보고 또 보면서 몇날 밤을 지새운 아이처럼 이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아카시아꽃잎이 웃음을 보이는날을 기다린다.
아파트 바로 앞 산은 그야말로 자연 학습장처럼 어떤 꽃의 무리가 피였다가 지면 또 다른
꽃들이 활짝 피우고 또 이 꽃들이 지면 또 다른 꽃의 무리들이 차례 차례 신나는 무용을
하듯이 그들만의 잔치가 계속 되고 나는 그들에게 초대받지 않는 손님이지만
그들을 존경하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이제 곧 활짝 피여날 아카시아 꽃잎들을
남심의 마음으로 기다린다.
내가 아카시아 꽃을 좋아한때는 초등학생시절이다.
언덕을 넘어가면 항구가 있고 작은 평지에서 위를 발보면 작은 언덕이 있었다.
그 언덕에 봄에 항상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아카시아 나무에서 꽃잎들이 활짝 피여나면서 아카시아 터널을 만드는 것처럼,
집 옥상에서 바라보며 마치 그쪽의 풍경이 온통 아카시아로 물들어가는것 같았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떄 시골 집 주변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았기에
시골 도로변을 따라 보이는 아카시아 꽃잎을 따다가 사촌 누나하고 같이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아련하게 남아있는데 그래도 세월이 흘러가면 그 자리에 남아있어여하는
아카시아 나무들이 언제부터인가 깜쪽같이 사라져버렸다.
마치 추억 하나를 잃어버린것과 같은 마음이랄까.
그래도 내가 사는 아파트 앞 산에 아카시아 나무에서 피여나는 꽃잎을 보는 기분이
남다르기에 특히 바람에 날릴때 지나가면 얼마나 황홀한지 모른다.
때로는 사람의 마음에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듯이 이야기하고 때로는 질투를 하듯이
바람에 날리는 꽃잎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지고 아카시아 꽃잎이
전부 숨어버리면 기분은 허전하지 않아도 또 내년을 기대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이제는 그리움으로 남아버린 대상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