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머리속으로 떠오르는 맛있는 초코파이 생각에 나의 발걸음은 조금씩 조금씩
그쪽으로 향하고 D사의 영원한 간식 초코파이 박스들을 보는 순간,
한입 베어물면 입안으로 고이는 침을 멈출 수 없듯이 오랜만에 초코파이 먹고 싶은
애절함이 통했을까 4개들이 작은 박스 하나를 손에 집어들었다.
평소 잘 먹지 않지만 가끔 간절하게 생각나는 간식인 초코파이는 내가 즐기는 간식중에
최상층에 올라있지 않지만 웬지 모르게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골동품을 어느 한적한 고물상안에서 발견하는 것처럼,
어린시절 둘째 고모부가 우리집에 오실때 가져 오셨던 과자선물세트안에 들어있었던
과자들보다는 더 우선한다.
요즘 나는 병원에서 집으로 갈려고 나오면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하듯이
항상 들리는 대형마트계열의 수퍼에서 즐겨먹는 간식이라면 작년까지는 오뎅이였지만
최근에 나의 간식 1순위는 닭강정이다.
일주일에 3번 저녁식사시간전에 구입하고는 얼마동안 먹었는데 질리지도 않는것이
치킨을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느날은 마트안의 식당에 앉아서 닭강정을 먹을때
한편으로는 초코파이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이것은 마치 사랑하는 여인과 포옹하고 있지만 한 손은 어디선가 다가 온 낯설지 않는
여인의 손을 잡고 있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다.
어느날 거실 한쪽 TV 옆에 가족중에 누군가 놓아둔것 같은 초코파이가 보였을때
하나 꺼내고는 포장지를 뜯고 한꺼번에 입안으로 털어넣지 않고 손으로 초코랫을
하나씩 뜯고 하얀 내용물이 남을때까지 벌거숭이를 만들어버렸는데 초코파이에게는
미안하지만 한꺼번에 먹을 수 있고 몇번에 나눠서 먹을 수 있기에 먹는 사람 마음 아닌가.
바둑의 검은알과 하얀알처럼 초코파이의 내용물 조합은 환상이면서 하나 먹었을때
바로 앞에 몇개 더 있어도 희안하게도 또 하나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10대 후반 군입대전 동네 소재 신발공장에서 6~7개월동안 열심히 일하고 있을때
일이 밀렸기에 야간잔업하는날 야참으로 초코파이와 대용량 요구르트하고 같이 먹는데
불과 2시간전 저녁식사를 했지만 맛있는 장어를 먹으면 입안으로 스르르 녹아들듯이
시끄러운 신발재단 기계소리가 울리는 공장 출입구 앞에서 초코파이를 먹을때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기억을 잃고 말았다.
어쩜 그리도 맛이 있었는지 내가 욕심이 과했더라면 어린시절 시골에서 거주할때
할머니는 큰방안에 있었던 둟린 벽장안에 온갖 물건을 넣어두고 특히 사탕을 숨겨두고
손자인 나에게 하나씩 꺼내주는것을 보면서 저안에는 사탕이 산다는 생각으로
언제인가는 성장해서 나 혼자 먹고 말것이라는 생각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어느날 키가 성장한 내가 그 뚫린 벽장안을 열어보니 사탕은 없었지만
어쩌면 욕심이 있었다면 초코파이를 그 안에 숨겨두고는 놀부처럼 혼자 먹었을것이다.
어둠이 깊어가는 주말 새벽으로 넘어가는 이 시간에 아직까지는 뜯지않고 있는
초코파이를 바라보며 토요일 아침에는 저 녀석을 쥬스하고 같이 먹을지
아니면 우유하고 같이 먹을지 논쟁 아닌 논쟁을 빌려보지만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뜯어서 시원하게 한입 베어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