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를 본다.
이 드라마의 작가 강은경은 오래전에 “제빵왕 김탁구”로 드라마 대상을
받았고 “구가의 서”로 아무도 따라잡지 못하는 시청률을 지킨바 있다.
“가족끼리 왜 이래”에 홀아비 유동근은 자식 셋을 금이야 옥이야 기르며
평생 두부 만드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자식 바보 아버지다.
위암 전문의인 큰아들과 직장에서 유능한 비서로 인정받고 있는 큰딸과
좀 말썽꾸러기인 막내아들과 막내 아들의 여자 서울이.,..
그리고 살림을 살아준 동생 양희경과 그의 딸과 사위로 구성되어 있다.
양희경의 존재는 이 드라마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식에서 큰소리 한번 못하고 눈치만 보며 사는 오빠를 대신해서 동생 양희경은 조카들에게 바른 말을 하는 유일한 존재다.
양희경의 대사는 시청자의 갑갑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이것이 오빠가 금이야 옥이야 길러놓은 자식의 실체라고 말한다.
잘난 자식은 냉정하다.
아버지에게 직설적인 말을 서슴치 않으며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는 아버지에게 새로 태어나야만
행복한거라는 말로 답을 한다.
잘난 자식의 이기심은 상처 받은 부모에대한 배려란 없다.
아버지는 자식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병원장 집에 장가를 가는 큰아들네 상견례날의 모습은 참 잘 그려졌다.
병원장집 가족 구성과 큰딸의 회사 상사의 가족 구성에서 또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동근에게 동생의 소개로 만난 여자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다.
아버지가 여자를 만나는것을 세 자식들이 모두 길길이 반대를 하고 나선다.
여자를 만나는것을 허락하는 대신 집과 가게를 자식들 앞으로 명의이전 해달라는 큰아들의 요구에 아버지는 절망한다.
명의를 돌려주면 평생 아버지를 책임지겠다고 아들은 말하고 아무도 오지 않는 아내의 제사상 앞에서 아버지는 오열한다.
유동근의 오열하는 장면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실감이 났다.
우리네 부모 모두가 함께 울수 있는 장면이었다.
유동근은 역시 명배우다.
툭하면 부모를 보지 않겠다고 쉽게 말할수 있는 자식들...
부모란 그렇게 보고 안보고 할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모르는 자식들...
부모와 자식간은 천륜이라고 한다.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 단어다.
자식은 부모를 비판하지만 부모는 자식을 비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식은 부모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부모에게 자식이란 자신의 살이고 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린 부모가 몰린 쥐처럼 고양이 나와라 한마디쯤 못하겠는가.
이 드라마의 반전은 이제부터다.
불효라는 제목으로 세 자식들을 소송한다는 아버지의 발언은 우리네 가슴을 뚫어준다.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어떤 문제를 제시할런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참이다.
가족끼리 왜 이래...
정말 가족끼리 왜 이러는 세상인지 나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