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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기는 장사있수?(1회)


BY 지고사는 여자 2014-10-13

에미는 지방도시에 살고 

 

딸은 서울 관악구 행운동 다가구주택이  우후죽순으로 빼곡이

들어찬 언덕배기 동네 옥탑방에 홀로 살고 있었다.

 

우린 잊어버릴만 하면 만나는 사이다.

에미로서 가끔 밑반찬이랄지 쌀 등을

올려보내주긴 하지만

딸애는 그 모든것에 대해

고마워 하거나 기뻐해 하지 않는 오묘함이

나를 서글프게 한다.

 

하지만 에미니까

어쩌겠는가.

 

이번에 올라갔을 때

원룸에 풀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던

블루칼라의 바보스런 냉장고를 버리고

사십만원을 주고 새로 사서 넣어 주었다.

 

왜냐하면 이거는 뭐

그토록 정성들여 담아 보낸 김치맛이

냉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소태처럼 쓴 맛이 되어 버려서

돼지앞다리살을 숭덩숭덩 썰어 넣어

김치찌개를 해도 당췌 혀에 엉기지를 않을 뿐만 아니라

따서 미처 먹지 못하고 넣어둔 참치캔 이랄지

야채등이 썩거나 시들어

저장고가 아니라 세균배양실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