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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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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기는 장사있수?(2회)


BY 지고사는 여자 2014-10-13

냉장고를 사들여 

전기를 꼽고 불이 환하게 들어오자

내용물을 정리하고

 

야채랄지 과일등을 새로 사다

마냥 신바람이 나서

전자제품 전단지에서 보는 듯한

그림을 모방이라도 하듯 그렇게 냉장고를 꾸몄다.

 

그날따라 수업이 많았던 딸아이는

집에 돌아오더니 그동안의 변화에 대해

놀라워 하거나 기뻐하기는 커녕

자신의 안식처의 변화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더니

이내 폭발을 하고 마는 것이었다.

 

\"왜 내 방의 물건에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손을 대고 이러는지 모르겠어. 정말..

오늘처럼 피곤한 날에 이게 뭐냐구!\"

 

어머!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난 온몸에 맥이 다 소진되는 느낌으로 간신히 서서

그 아이 옆에서 오똑한 코를 올려다 보았다.

 

내가 또 쓸데없는 짓거리를 했나?

\"얘! 이 에미가 뭐 몹쓸짓이라도 했다는거냐?

사전에 동의 없이 바꾼것 잘못됐지만

엄마가 가고 난 후 조용히 제자리에 놓으면

안되겠어? 꼭 이렇게 큰 소리로 에미를 닥달해야 되겠니?\"

 

격앙된 목소리로 아이를 노려봤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딸애가 엎드리더니

\"그래요, 내가 잘못했어요, 어쩌라구요!\"

이마를 방바닥에 쿵쿵 찧으면서 오열을 하는 것이었다.

 

오오 내새끼가 어쩌다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건가.

 

나는 그 상황에서 어떤 격려와 이해를 도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주섬주섬 짐을 챙겨 밤버스를 타고

내가 사는 지방으로 내려와 버렸다.

 

서른다섯이 되도록 아직 미혼인 내 딸,

히스테리가 그야말로 극에 달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무턱대고 사준다거나 채워주는게 아니었나.

\"엄마는 저에게 큰소리로 뭐라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카톡으로 받은 그아이의 마음을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어리석은 엄마는 이렇게 늘 지면서

달리면 두시간 족히 넘게 걸리는 거리의

간격에 우매하게 휘둘리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아아 이녀석을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성인이 되었다고 자꾸 자꾸 지는 엄마가

차라리 현명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확실한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긍정을 공유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여유로움을 갖게 될까.

 

딸아!

오늘도 너를 위해 도서관을 서성이는 하루가 될 것이다.

우리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