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전화해서 주말에 어디 가냐 ? 묻는다 .
해마다 벌초 할때만 되면 집안 사람들이 선산에 모여서 함께 하는데
남동생이 아마도 바쁜가보다 . 선뜻 같이 가자고 대답 해놓고
혼자 생각에 잠겼다 .
어릴적 ........ 태백에 살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과정 그리고 스무살 남짓까지
여름이면 고모집을 뻔질 드나 들었다 .
그리고 35년을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한번도 가지 않았다 .
어릴때..... 초등 4년 무렵 5남매를 3대 2로 사이좋게 나누어서
갈라선 우리 부모는 큰언니와 남동생은 엄마에게 선택 되었고
별 볼일 없는 둘째언니와 나 그리고 막내는 아버지에게 로 소속되었다 .
충북 음성이 고향인 아버지는 그곳에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이 살고 있었고
작은 할아버지와 육촌 아제들 그리고 팔촌들을 비롯한 일가들이 살고 있었다 .
아버지는 여름방학이면 고향에 있는 고모집에 가라고 우리를 보냈고
5학년 때인가는 남동생과 여동생 그리고 육촌 아저씨의 아이들까지
4명을 나에게 책임지고 그곳까지 데리고 가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제천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당시의 용어로 \'노리까이\" 라고 했었다 .
그리고 음성에서 내리면 감우리까지 가야하는 버스를 타야만 했다.
어린 마음에 혹시 못찾아 갈까봐 주소를 외웠던 기억이 나서
인터넷으로 지도를 찾아서 어릴적 기억에 저장된 주소를 쳤더니
신기 하게도 주소가 맞았나보다 .
수요일에 고모부에게 전화를 해서 혹시 내 이름을 기억을 못하시면 어쩌지
걱정 하면서 저.... *란이예요 . 너무 오랜만에 전화 드렸지요?
대번에 기억을 하시곤 잘 지냈느냐 물으신다 ! 고모와 통화를 하고 토요일에
뵙자고 인사를 하고 나니 눈물이 핑 돈다 .엄마 환갑 잔치때 보고 못 보았으니
15년 만이다 .
45년전 ..... 모두들 어려운 시절에 한여름 입을 살겠다고 해마다 객식구가
들이 닥치니 고모는 얼마나 난감 했을 것이며 고모부도 좋지만은 않았으리라.
언젠가 한번 찾아 뵈야지 하면서도 늘 마음만 있었다 .
언니에게 내 마음을 이야기 하고 언니도 같이 가자고 이야기 하고 금요일날
시장을 갔다. 70이 된 고모에게 어울릴 만한 고운 브라우스와 고모부 셔츠를 사고
고기를 좋아 하시던 고모부를 드릴 갈비를 재웠다 .잠이 들었는데
꿈에 ..... 이미 그곳에 당도 해 있었다 .
토요일 출발을 하면서 시골도 개발이 돼서 많이 바뀌어서 못 찾아가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는데 동네 입구에 들어서니 그옛날 길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
도착해서 고모를 만나자 \" 얘 난 니들 못보고 죽는줄 알았다\" 하시는 고모말에
\" 그래서 왔지요 고모\" 하며 언니가 손을 맞잡자 고모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
언니가 사간 선물과 내가 준비한 것을 드리고 압력솥에 갈비를 앉혀놓고
\" 고모 너무 오랜만이니 두분한테 옛날 식으로 절 한번 올려야 겠어요 \" 했더니
\" 그랴 \" 언니와 둘이 큰절을 올리고 \"어릴때는 몰랐어요그저 여름 방학만 하면
아버지가 고모집에 가라 하니 우리야 시골에 와서 신나게 놀 생각에 왔지만
어려운 시절에 두분이 객식구까지 먹여 살리 시느라 힘이 드셨지요? 하는 내말에
\"촌에서 뭐 해줄게 있냐 그저 감자나물 ,호박나물 ,열무짐치 건건이라곤 그게다여
잘해 멕이지도 못허구설랑 그게 맘이 아프지\" 하시길레 \"옥시기도 쪄주고 감자도
쪄주고 사과와 복숭아를 재배하던 과수원집이라 낙과도 먹고 그랬는데\" 하며 웃었다.
아버지는 당신은 타향을 떠돌지만 그곳이 고향이니 자식들에게 뿌리를 심어주고자
더 열심히 보내셨을 것 같다는 내 말에 고모부도 고개를 끄덕 이신다 .
점심상을 물리고 해거름에 선산에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합장한 묘 앞에서
엎드려 절하고 고종사촌 동생이 예초기로 벌초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겸 반주를
먹는 자리에서 이렇게 얼굴을 안 보면 너랑나랑 길에서 접촉사고 라도 나면 싸우잖아
했더니 \" 맞아요 \" 하면서 씩 웃는다 .
저녁을 먹고나서 고모 아까 저 아래 입구에 은자네 집을 본것 같은데 거기 누가 살아?
물었더니 은자 동생이 산다고 13가구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코팅된 종이를 내민다.
전화를 하면서 뭐라고 설명 해야하나 걱정 했더니 이녀석 내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다.
\" 누나가 20살쯤 왔다 갔으니 그람 35년 만에 온규? \" 묻길레 \" 그랴 그렇게 되었네\"
카톡으로 친구 전번이 배달됐다 . 띠리링 ~~누규? 나 강원도 친구 *란이 기억 안나남?
나 그런친구 없는데 ......띡 .... 전화가 끊겼다 . 옴마 ~~~내 전화가 가끔 그렇긴하다.
다시 하는데 받을수가 없다는 멘트가 흘러 나온다 또 다시 헉 ,,,,,,, 걍 ~~~말어 ?
아니 한번더 해봐 ?? 하는데 전화가 온다 . 받았더니 혹시 재홍이네 집에 온거냐길레
글타고 했더니 이제 생각이 났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단다 . 약간 억을했다 ㅎ
나는 이름도 다 기억하고 있었는데 왜 모르냐고 했더니 35년만에 느닷없이 전화해서
친구라니 당연히 기억이 안나지 하며 웃는다 .
그친구 엄마가 참 고왔다 . 놀러가면 고구마를 쪄서 내어 주시곤 하던 인자한 모습이
기억에 있는데 3년전에 돌아가셨단다 . 엄마를 닮아서 눈이 크고 고울거라는 내말에 카톡에
사진이 있으니 보란다 . 이래 저래 마음의 추수를 하고 돌아오는 길엔 육촌 아제도
근 20년만에 만났다. 오랫동안 마음에 쌓여있던 숙제를 한것같은 개운함에 아마도 한동안
마음에 잔상이 남겠지 .\" 하늘에 계신 아부지 보셨슈 아부지 하고 똑 닮으신 고모 만나고 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