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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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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얏, 내 귀가!!


BY 시냇물 2014-06-22

큰딸램과 외손녀가 우리집에서 함께 지낸 지가 벌써 3개월차이다 

처음에 왔을 때 큰딸램의 온몸에 성이 나듯 번져있던 건선의 흔적들이 지금은 거의 사라져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차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외손녀의 재활치료도 일주일에 두 번씩 꾸준히 다닌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고

담당 선생님도 얘기를 한단다

비록 압박 장갑을 끼지 않은 외손녀의 손을 볼때면 그 상처가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하루종일 끊임없이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쫑알쫑알거리는 손녀로 인해

심심할 새도 없고, 지루할 틈도 없는 것 또한 요즘의  내 생활이다

 

그런 손녀가 얼마 전 내게 대형사고(?)를 쳤다

 

일요일 저녁 거실에 앉아 TV를 보느라 집중하고 있는 내게 손에 면봉을 들고 슬며시

다가와

\"함머니, 귀 해주까?\"하길래 무심코

\"응\"하며 TV를 보는데 처음엔 살살 귓바퀴 근처를 건드리길래 그러다 말겠거니

하는 순간 느닷없이 면봉으로 귀를 확 찔러 어찌나 놀랬던지 나도 모르게

\"악\"소리가 나며 귀를 움켜 쥐었다

어찌나 아프던지 한동안 귀를 손으로 감싸 쥐고는 아픔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손녀에게

\"아야!, 할머니 아야하잖아\"하니

손녀도 놀랬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얼른 면봉을 팽개친다

다행히 더 이상의 통증은 없길래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서 보니

베개에 피가 흘러 나와 묻어 있었다 손가락을 넣어보니  역시 피가 묻어 나왔다

그러면서 귀가 멍하고 소리가 아득히 들리며 느낌이 안 좋았다

딸램에게 얘길 하니 깜짝 놀라며 얼른 이비인후과를 가보자고 한다

 

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서 둘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으니 의사가

다행히 고막은 안 다쳤는데 상처가 깊이 나서 치료를 하고  귓속에 거즈를 넣었으니

피가 계속 나면 다시 오라고 한다

약을 지어 돌아와 집안 일을 하다보니 또 다시 귀가 멍해지며 소리가 잘 안 들리게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손가락을 넣어보니 피가 계속 나서 거즈를 다 적셨는지 피가 묻어났다

내가 직접 귓속을 볼 수 없으니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가 없어 약간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처방해 준 약을 하루 먹고는 다음 날 다시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았다

아프지는 않은데 피가 멈추지 않는 게 약간 걱정이 되었다 상처가 얼마나 깊길래....

치료를 받으며 의사가 귓속에 가늘고 긴 도구를 넣을 땐 겁이 더럭 나면서

움직이면 안 된다 했는데 건드리니 아파서 나도 모르게 몸을 피하게 되었다

의사인데도 불구하고....휴

 

그래도 약을 먹고 시간이 지나니 피는 멈추었는지 귀가 멍해진 증세는 없어져

안심이 되었다

 

며칠 후 딸램이 귓속을 들여다 보더니 아직도 길게 상처가 나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워낙 천방지축인 손녀를 믿고 방심한 내가 잘못이지 누구 탓을 하겠는가

손녀의 화상도 순식간에 일어나듯이 아이들과 사고는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니 그저 어른들이 미리 대처를 하는 수 밖에....

 

그래도 고막을 다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손녀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내게 잊지 못할 영광의 상처(?)를 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