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앵~~~
휴지를 넓게 펴 코를 풀었다.
누런 콧물이 끈적거리며 넘치도록 나온다.
근데 어라~~
피가 섞여있네~~
으앙~
나 많이 아픈거 아냐?
저번에 감기가 오래 나를 붙잡고 있었다.
완전 쫑을 안 내고 그냥저냥 뒀더니
이젠 콧물에 목 안을 갈갈갈.....
아주 작은 머리카락이 목 안을 간지러는 기분이라
늘 개운하지가 않고 마른 기침이 난다.
노인네들이 헛기침을 하는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큼큼큼....
참는 기침이 점잖지 못하게 난다.
이런이런.
스타일 구겨지고 자존심 팍 상한다.
그깟 감기 때문에 벌써 며칠째야?
병원에 안가고 버티기를 하는데
주변에 감기 때문에 입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문이다.
폐렴으로 사망하는 노인분들도 늘었다고도 하고
오늘 우리집 할머니 한분도 감기로 두번째 입원을 하셨다.
일주일 입원 치료를 하고 나오셨는데 재발.
안되면 대학병원에라도 다녀 와야 한다고 겁을 주신다.
50 중반이 되도록 이렇게 심한 누런 콧물을 난생 처음이다.
맑은 콧물을 졸졸 그려 보기는 했다.
그것도 아주 가끔 몇년에 한번 꼴?
그런데 이번에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게 영 그렇다.
사람모습 참 지저분해진다.
항생제의 부작용을 티비에서 보고 알아서라기 보다는
그냥 약 먹고 링거 맞는게 안 내킨다.
내 몸 스스로가 이겨 나가고자 애 쓰게 놔 두고 보는 중이다.
비타민 부지런히 챙겨 먹고
시간 나는대로 고로쇠 물 벌컥벌컥 마셔 주고
푹 잘 자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타고난 건강체지만 요즘은 점점 자신이 떨어지는 것 같다.
안 걸리던 감기가 오래 가고
무슨 일을 해도 쉬 지치는게 나도 늙는가 보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
사는 날 동안은 자질구레하게 안 아팠으면 좋겠다.
봄인데 할일도 많구마는 이 무슨 행패야?
열이 나는지 코가 마르는 것 같다.
손가락으로 후벼 판 콧구멍에서 피 섞인 마른 코딱지가 나온다.
어린 아이들이 넘어져도 안 울다가
무르팍이 까진데서 피가 나오면 그 때 부터 으앙~~
울어대듯이 나도 피 본 김에 울까부다.
엄마~~
나 코에서 피나~~앙앙앙.....
나 호~~해 줘 엄마.
(엄마는 안 아프지? 보고싶은 울 엄마야. 훌쩍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