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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BY lala47 2013-12-30

올 한해 무엇을 하였는가 생각지 않기로 한다.

이루어놓은 것이 없더라도 무탈하게 지낸 한해에 감사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제와 같은 오늘만 유지된다면 내일의 평화를 엿볼수 있을것 같다.

이제 바라는것은 부귀가 아니라 평화일 뿐이다.

 

우리집에 와서 세밤만 자면 안되냐고 졸라대는 윤지의 전화에 고모에게 허락을 받고

응암동에 가서 삼박 사일을 지냈다.

지난달에 지나간 생일 선물을 사달라고 졸라서 윤지와 이마트에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할머니라는 발음을 못해서 한니 한니 하며 쫓아다니는 윤하는 요즘 춤삼매에 빠졌다.

엉덩이를 흔들어대기도 하고 뺑글 뺑글 돌기도 한다.

할머니 무릎을 앞다투어 차지하려는 아이들을 보며 이런 평화가 오래 지속되기를 기도해본다.

 

매일 화투를 하자고 졸라대는 고모때문에 하루 한두시간씩 식탁에서 화투를 하지만 고모의 슬로템포 화투에

참을성을 시험하고 있다.

여기가 직장이라는 생각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고모와 놀아드리는 댓가로 매달 월급을 받으니 직장 맞다.

아파트 앞에 오뎅 집에 함께 가기도 하고 단지 안을 산보하기도 하지만 추위가 닦치는 날엔 그 또한 휴일이다.

 

지나간 날들을 돌이키는 일은 이제 하지 않기로 한다.

내 지나간 사람의 소식을 듣지만  내가 도움을 줄수 있는 처지는 아닌것 같다.

잊자고 덮어둔 일을 헤짚는 결과만 될까 두렵다.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현재는 없다.

과거는 과거일뿐이니까.

 

일요일에 한가한 아들네 상암동 회사도 구경하고 아들과 커피숖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게 든든한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왔다.

\"엄마 건강만 하세요. 그러면 모든 일이 다 잘 될거야.\"

그러마고 했다.

\"할머니! 다음번엔 열밤 자고 가야해요. 알았죠?\"
윤지의 말에도 그러마고 했다.

시어머니가 열흘씩이나 자고 가는것을 좋아라할 며느리가 있을까마는.

 

한해가 또 저물고 있다.

새해에는 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이 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