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전화를 받았다.

\"여기 오산 농협인데요. 고객님 이름으로 누가 통장을 개설 했습니다. 요즘 대포 통장이 기승을 부리거든요,.

수상한 점이 있어서 우리가 오산 경찰서에 신고를 했으니 경찰서에서 전화가 오면 묻는 말에 대답 잘 해주세요.\"

\"그래요? 신고해줘서 고마워요.근데 농협은 거래도 안하는데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오십대 아줌마가 고객님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와서 통장을 개설하면서 전화번호도 적었습니다.\"

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여기 오산 경찰서 금융범죄수사과 강윤택 형삽니다. 신고가 들어와서 은행 계좌를 보호해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근데 농협은 거래 안하거든요.\"
\"다른 은행도 해킹 당할수가 있습니다. 어느 어느 은행을 거래 하시는지요,.\"
\"신한은행이랑 국민은행이지요.\"
\"개설한 지점이 어디인지 기억하십니까?\"
\"압구정동이요.\"
\"텔레뱅킹을 사용하십니까?\"
\"네.\"
\"스마트폰으로 텔레뱅킹을 하시나요?\"
\"그렇지요.\"
\"아하.. 그게 위험한겁니다. 스마트폰으로 텔레뱅킹을 하는 사람들이 해킹을 많이 당했거든요,\"
\"그럼 어쩌지요?\"
\"보안카드로 텔레뱅킹을 함니까?\"
\"그렇지요.\"
\"통장에 백만원 이상 있나요?\"
\"네.\"
\"그럼 보호 해드리겠습니다. 보안카드를 꺼내보세요.\"

\"잠시 기다리세요.\" 

나는 가방에서 보안카드를 꺼내 들었다.

\"보안카드가 몇번까지 있나요? 삼십번인가요 삼십오번인가요?\"
\"삼십번이요.\"
\"그럼 일번부터 쭈욱 불러주세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건 못하겠는데요.\"
\"왜요?\"

\"돋보기가 없어서 글씨가 잘 안보이거든요.\"

\"그럼 사진을 찍어서 전송해줘요,.\"

\"내가 보안카드 들고 오산 경찰서에 갈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강윤택 형사 찾으면 되는거지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린다.

위기일발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경찰인줄 알았더랬다.

많지는 않지만 통장에 돈을 누가 인출해간다면 낭패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꼬임에 넘어갈뻔했다.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조심해야겠다.

무서운 세상이다.

통화가 끝난 다음에 은행으로 달려가서 통장 정리를  해보았고 오늘도 전화로 잔액조회를 해보면서

가슴이 두근 거렸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