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란 단어만 들어도 그냥 이유없이 좋은 요즈음이다.
아침에 우체국을 찾았다.
딸에게 보낼 김치, 메추리알장조림, 마늘장아찌, 피클...
먹는 음식이라이라 제법 무게가 나간다.
눈에 익은 우체국사무원은 웃으며 묻는다.
김치라는 단어에 포장을 꼼꼼히 했냐며..
매번 보내서 이제 익숙하다고 하니 도사가 됏겠다며 기분좋게 웃으신다.
11시 전에 택배를 부쳐야만 딸이 하루를 빨리 받을 수 있어서 서두른 보람이있다.
마트에 들려서 딸에게 보낸 똑같은 과자를 사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아들이 먹고 싶단다. 나도 먹으면서 딸과 함께한다고 생각해야지.
집으로 돌아오는데 파란하늘이 가을바람이 나를 카페로 들어가게한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곳곳에 책이 눈에 들어온다.
이해인님의 \'여행길에서\'라는 시집...
창가의 호젓한 자리에 앉아 펼쳐보니 좋다.
커피 한 모금에 시 한 귀절,
커피 두 모금에 영시 한 귀절...
커피 세 모금에 창밖의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보니
온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한 마음에 저절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만의 여행길에서 생각에 잠겨 웃어본다.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