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머리결을 옆으로 돌리게 했었던 구름이 많이 보였던 몇일전,
항상 그렇듯이 병원으로 투석할려고 병원 근처 시장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소리가 나의 귓가에 아련하게 들렸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장 앞 골목과 차량들이 지나가는 도로에서
들리는 흔하다면 흔한 내 이름,
내 이름이 들리니까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이 누구인가 싶어서 돌아보니
어디에서 많이 보았던 중년의 남자가 나를 보면서 웃고 있는것이 아닌가?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은데 기억이...\"
아마도 여자 같았으면 그런식으로 나에게 작업 건다면서 못 이기는척하고
그녀가 전해주는 전화번호를 받았을것이지만 중년의 남자였다.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움직이는 시장 앞 골목에서 나하고 그 사람만이 조용히
움직이지 않고 어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떤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냐면서 나에게 마치 수수께끼
문제를 풀라는 것처럼 나에게 화두를 던졌다.
생각을 해보니 분명히 어디에서 본것 같은 생각에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되살리며 한참 후 과거의 기억속에서 한 남자를 꺼집어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람이다.
그 남자는 내가 20살 시절 엄마가 소일꺼리로 기름을 넣은 드럼통을 만드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하셨는데 그 회사가 동네에 있었다.
그 회사 정규직이 아닌 그렇다고 비정규직도 아닌 시간나면 나와서 일하는
아주 편안한 아르바이트 일 자리였다.
그분은 그 회사 정규직으로 하셨던 일이라면 아주 얇은 철판을 기계안에 넣고는
동그란 모양으로 뚜껑을 찍어내면 뚜껑 2개가 빠져나간 철판은 무게가 줄면서
바로 옆 빈 자리에 그 삼각형 철판을 내려놓으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천천히 몇개씩 삼각형 모양으로 접어야 한다.
칼처럼 날카로운 철판이다 보니 맨손으로는 못하고 반드시 고무장갑을 껴야 한다.
그리고 기계 속도가 느리다 보니 3시간동안 찍어내는 철판이 사람 키보다는 작은
무릎정도에 머물다보니 집에서 휴식하고 내려와도 괜찮았다.
삼각형 모양으로 접은 그것들을 작은 손수례에 그것들을 싣고 밖으로 나가면
쌓아놓은 장소에 올린다.
그것도 쌓은 요령이 있기에 엉망으로 하면 안되고 피사의 사탑을 쌓듯이
요령있게 쌓아야 한다.
그리고 25년의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세월이 흘러갔다.
그 회사가 아직 있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기계에서 철판을 찍어내던 일을 하셨던
그분은 자신의 꿈과 소원을 위하여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과장이 되어 있었다.
영화배우 차승원처럼 생겼던 그분의 중년의 모습은 여전하다.
넌 요즘 뭐하고 사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어떤 일 한다면서 말을 했지만
차마 속일 수 없었다 난 투석 13년째하고 있다는 말에 그분은 나에게
그래 고생한다 그래도 넌 열심히 살고 사람이 사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내가 사는 이유가 아픈 사람역활을 하고 있지만
사람 살아가는 이유에 금지어로 저촉되지는 않는다.
그분과 같이 나도 같은 산소를 마시며 같은 밥을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가.
단지 생활에 대한 환경이 다를뿐이다.
사람이란 사는 이유가 달라도 걸어가는 걸음걸이는 비슷하지 않는가
나 같은 사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바로 사는 이유에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