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외손녀는 이 외할머니의 껌딱지
지 엄마가 큰외손녀도 봐야 하기에
내가 자주 봐 주는 편이다.
직접 모유수유가 힘들게 된 딸은
유축기로 젖을 짠 다음
젖병에 담아서 모유를 먹이는 중이다.
신생아 수유는 시간 간격이 좁은 편이다.
적은 양을 자주 먹는다.
젖몸살을 심하게 앓은 딸은
열이 40도를 오르내리는 중에서도
전기유축기로 젖을 짜면서
젖꼭지가 다 헐어서 너무 아파한다.
내가 대신 젖을 먹여줄 수도 없고
젖꼭지가 반함몰 상태인 딸은
신생아가 젖꼭지를 빨기에는 너무 버거운 상태다.
큰외손녀도 모유수유를 실패한 딸은
둘째는 꼭 모유수유를 고집했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밤잠을 설치면서까지도
유축기에 매달려 젖을 짜는 모습이
여간 안스러운게 아니다.
유축기로도 잘 안나오면 다섯손가락으로 유선을
짖누르며 몇방울이라도 더 나오라고 쥐어 짜는데
피멍이 들고 젖꼭지가 갈라지고
손목인대가 늘어져 힘을 제대로 못 쓸 지경이다.
그래도 두세시간 간격으로 젖을 먹이느라
하루 온 종일을 모유를 짜고 있다.
그만 포기한다고 할 때 까지 지켜 보노라니
차라리 내가 다시 젖이 돌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제발 좀 그래 주시면 고맙겠다며 웃는다.
난 아이 셋 다 편하게 모유수유를 잘 했고
젖꼭지도 아이가 먹기에 적당하고
참젖이라 아이들이 다 통통하게 잘 자라줬다.
다행히 딸도 참젖인지 아이가 통통하고
변도 아주 좋게 본다.
둘째외손녀를 안아서 내가 쇼파에 앉은 상태로
내 배 위에 엎딘 상태로 두면
몇시간이고 꼼짝없이 잘 잔다.
내가 쥐가 날 지경이 되면 그만 눕혔더니
이제는 지 엄마는 불편하다고
나를 알아 보는지 발차기가 빨라지고
내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제 겨우 20여일이 지난 꼬맹인데.
저를 재우면서 오디오로 조용한 클래식을 틀어주는데
입을 오므리고 가만 있기도 한다.
뭔가 다른 편한 소리가 들린다는거겠지?
나도 잘 모르는 곡들도 많지만
신생아도 음악을 느끼고 자주 듣는 곡들은
기억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기억이 있다.
나중에라도 클래식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낮고 조용하게 들려 주고 있다.
울다가도 내가 안아주면 금방 그치고
지 엄마가 안으면 더 칭얼거리니
혹시 내가 지엄만줄 착각을 하는건 아닌지?
젖병을 내가 들고 먹이는 경우가 더 많아서 그런지
목욕도 내가 시키고 기저귀도 내가 더 자주 갈아줘서 그런지
하여간 둘째외손녀는 이 외할머니의 껌딱지다.
아주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껌딱지.
동그랗고 쌍꺼풀 진 눈으로 날 바라보면
아직은 사물이 분명치 않은데도 날 알아본다고
헤벌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