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의고사가 있었시유.
당연히 회식도 했지유.
돈이 주머니에서 나갔을 거라구유?
잘들 아시누만유?
당연히 주머니에서 돈이 나갔지유.
지 주머니가 아니지만서두유.
돈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만유.
공짜거든유.
학년에서 다 알아서 해결하는구만유~.
학년에 돈 많-아유.
몸만 가면 되는 자리지유.
가서 배가 터지도록 먹어만 주면 되는구만유~.
학년에 무슨 돈이 그렇게 많냐구유?
다 들어오는 구멍이 있구만유.
이건 정말 비밀인데유,
도교육청에서 학생들 학력증진에 쓰라고 내려오는 돈이 있는디유,
거기서 한몫 떼 비축해 둬유,
정~말 비밀유. 안 그러면 큰일 나는구만유.
그리고 학부모들이 한몫 만들어 주기도 하구유.
학부모들 중에 개인적으로 쥐어주는 돈도 있구유.
그리고 사설 모의고사를 보면 또 돈이 들어와유.
그래저래 모인 돈이 꽤 될 거구만유?
밥도 먹고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구.
안주도 과일에 포에 당기는 대로 시켜유.
팔자 좋지유~.
이 정도 팔자는 돼야 교직에 몸담은 보람을 느끼지 않겄어유.
일 년이면 돈 천 안 되겠어유?
그러니 흥청망청 먹어유.
교육청에서 내려온 돈은 맘대로 쓰면 안 된다구유?
두말하면 잔소리지유.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돈은 맘대로 쓰라는 돈은 아니지유.
알면 발칵 뒤집힐 일이구만유~.
그래도 지들이 누구유.
잔머리 굴리는 데는 다들 일가견이 있잖아유.
서류는 완벽하게 만들어 놓지유.
도교육청에선 모르냐구유?
왜 모르겄어유?
지들도 학교 현장에서 다들 있다가 그 자리에 가 있는데 모른다면 말이 안 되지유.
그러니 할 말이 있것어유~.
당연히 없지유.
학부모들이 그 사실을 아냐구유?
천만의 말씀여유. 모르지유.
다들 입 꾹 다물고 있는디 새나갈 일이 없지유.
그러니 알겄어유?
그러게 술을 마셔대면 다음날 수업하기는 힘들지 않냐구요?
당연히 힘들지유.
술냄새 풍기면서 수업을 한다면 말 다했지유.
술도 다 안 깼는데 수업인들 쉽겠어유~.
속풀이로 학교와서 라면 끓여먹는 샘들도 있구유,
수업 없는 시간에 숙직실에 가서 내리 자는 샘들도 있구유.
술 못 마시는 게 문제지 그런 건 문제도 아녀유.
술병은 다들 허허 하고 웃어준다니께유.
그러니 회식 때 술 들이붓는 건 예사지유.
회식 때만 그런 것 아니구만유.
끼리끼리 어울려서 수시로 마셔대유.
그래야 승진에 도움이 되나봐유~.
교감이라도 되려면 옆구리에 술독을 하나 차고 살어야혀유.
눈도장 찍기가 쉽지 않잖여유.
그뿐이겠어유~. 외톨이 될까봐도 마셔대유.
무리를 지어 그 안에 몸을 담아야 발 뻗고 잘 수 있다나 봐유.
우습지유~?
그래유.
우스워유.
수업보다 업무보다 어려운 게 술자리 끼는 거구만유~.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게 교직이구만유~.
그러니 어린 아들 딸 가진 부모라면 키워서 교직으로 보내유?
월급도 그만하면 되겠다.
보충수업비에 시간외 수당에 주머니가 두둑하다니께유.
알았어유?
다들 끄덕끄덕 하는 게 납득이 가는 모양이구만유~
그럼 오늘은 이만 할라유.
한꺼번에 죄 풀어놓으면 내일 할 얘기가 없잖여유.
그럼 심심하잖여유.
그러니 마음 너그럽게들 써유?
박쪼순 여사는 그만 갑니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