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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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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AIR...심장을 붙들어라


BY 비단모래 2013-07-22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송은 라디오방송으로 

청취자 참여프로그램이다.

월요일은 부부들의 이야기를 듣는 우리는 찰떡궁합 부부만세 시간이 있고

열심히 사는 이웃들께 고마움을 전하는 새참왔어요

그리고 노래자랑이 있다.

 

모두 전화로 연결하는 시간이다.

요즘은 집전화가 거의 없고 개인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서

휴대전화 연결이 많다.

 

이 전화연결이 늘 말썽이다.

참여하는 분들을 얼굴을 보고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순전 전화로만 인터뷰하고 전화로만 방송을 하니 우리는 방송하는 시간내내 초긴장이다.

 

밖에 계신 청취자들은 자신들에게 급한일이 생기면 전화를 안받으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전화를 받지않으면 그야말로 방송펑크로 등줄기가 오싹하다.

 

몇번을 통화하며 약속을 철썩같이 해놓고도

전화통화가 되지않으면 우리는 초비상이다.

 

그리고 그분들의 성향을 모르니 어떤말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

방송에 맞는 방송언어를 써야한다고 말해도 그분들은 자신의 기분대로 말한다.

미리 아무리 단속해도 우리의도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다수는 우리와 약속한 대로 짜고치는 방송을 잘 하신다.

그러니 지금까지 무탈하게 방송을 해온게 아니겠는가!!

 

우리는 부부만세 내외가 특별하게 말씀을 잘했다.

부드럽게..방송을 이어 갔다.

새참도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건데 그 딸이 감격해서 울먹었다.

감동적으로 잘 끝났다.

 

마지막 시간에 복병이 나타났다.

예산에서 오이와 토마토를 농사지으신다는 50대 초반의 아저씨

노래를 바꾸시겠단다

아내가 노래를 바꾸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시라고 하고 연습을 했다.

연습하면서 반주가 잘 안들린다고 하셨다.

 

(방송으로 노래할때 반주가 잘 안들린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전화기로 노래하면서

내 목소리때문에 반주가 잘 안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럴때는 작은 라디오에 이어폰을

끼면 좋다고 하는데..작은 라디오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몇이나 있을까?)

 

생방송 시간...

노래하실 두분께 전화를 걸어놓았다.

첫번째 그분이 노래를 하실 차례였다.

 

인터뷰도 잘하시고..노래가 시작되었다.

나훈아의 가지마오..였다.

한참 노래를 하시던 그분이 나 안해...하고 소리를 지르셨다.

엔지니어가 얼른 전화를 내렸다.

나머지 노래는 남자 진행자가 불러서 마무리했다.

 

아니 아저씨 왜 안한다고 소리를 지르세요..했더니

반주가 너무 안들렸다고 하신다.

그래도 소리를 지르면 안되시죠..했더니

하하 웃는다.

 

그분은 그렇게 마무리됐지만 내 심장은 이미 쿵...

심장이 몸속에 있기 다행이지 아니면 몇번 낙과처럼 떨어졌을것이다.

 

아...

하루라도 가슴 졸이지 않고

하루라도 가슴 두근대지 않고

방송 할 수 는 없는걸까

 

얼굴도 모르는 많은 애청자들 때문에 울고 웃으며 오늘도 방송을 마무리한다.

고맙고...그리고 놀라운 분들덕분에...나는 오늘도...심장을 붙잡고..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