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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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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떠나신 날.


BY lala47 2013-07-19

요양병원에 입원 하신 다음 날 가슴 엑스레이를 찍으신후 휠체어에 앉아계신 아버지께 작별 인사를 했다.

\"아버지 우리 집에 갔다가 내일 다시 올게요.\"

장난을 하시고 싶으실때엔 우리에게 윙크를 날리시곤 하시던 아버지가 그날도 우리를 향해 윙크를 보내셨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윙크에 우리는 마주 보며 웃었다.

그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다음날부터는 의식을 잃으셨고 이주일동안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임종을 맞으셨다.

 

지난 일요일 오산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 중에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위독하시다고 병원에서 빨리 오래.\"

급히 다시 되짚어 일산으로 향했다,

\"돌아가셨어. 나도 못보고 혼자 돌아가셨어.\"

언니의 울먹거리는 전화를 다시 받았다.

의식이 없다지만 임종을 지키지 못한것이 너무나 죄송하다.

떠나시며 우리를 기다리시지는 않으셨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끝까지 불효를 하는구나...

 

아들과 조카가 달려오고 성당 연령회에서 모든 절차를 맡아주었다.

사위도 없이 딸 둘과 손자 두명이 상주였다,.

너무나 많은 교우들의 연도를 받으시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

조카의 깊은 신앙심과 봉사가 성당 교우들을 많이 불러들이는것 같았다.

 

아들의 회사직원들이 많이 와주어서 고마웠다,.

사람이 없어서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윤지는 왜 할머니가 까만 옷을 입고 있느냐고 자꾸 묻는다.

\"그럼 이모 할머니도 아빠가 돌아가신거야?\"
같은 옷을 입었기때문에 하는 말이다.

언니와 나의 친구들이 먼길을 와주었다.

 

입관식 하던 날 아버지 귀에 대고  말씀 드렸다.

\"아버지 편히 가세요.  죄송하고 사랑합니다.\"

언니는 아버지 얼굴을 안고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울었다.

사십년을 모셨으니  나보다 몇배 더 큰 슬픔이 있겠지.

 

벽제 화장터를 거쳐서 한줌의 재로 변한 아버지가 손주의 품에 안겨서 청아공원으로 향했다.

청아공원 납골묘 엄마의 곁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뵈며 이제 엄마가 외룹지 않으시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아랫칸에 형부가 계시니 가족 모임처럼 보였다.

구십삼세의 고모님이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오빠의 영정앞에서 큰절을 올리신다.

아버지 편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