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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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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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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


BY 불량주부 2013-07-15

5월말 어느 금요일 저녁

아들이 부른다

“엄마”

그리고 살포시 내 손에 쥐어주는 “하얀 종이 한 장”

 

“뭐~꼬?”

“읽어봐라”

“표창장”...............................

 

아들의 꿈은 항공 정비사

항공정비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특목고에 올 해 입학을 했다

인근 지역이지만 기숙사가 있는 곳이라 아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일주일 마다 집에 온다

 

일주일에 한번 아들을 내 품에 안아보는 순간 엄마인 나는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되고 그래서 행복감에 젖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매일 매일 문자를 주고 받고, 전화를 걸고, 카톡을 하고.........아들과 나는 그렇게 소통과 교감을 한다.

 

5월 8일 어버이날 오후 아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어버이날 선물은 용돈 모은거로 나중에 밥 사줄께”

이것이 어버이날 우리 아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아들에게 꼭 밥을 얻어 먹어서 좋은게 아니고, 언제나 내가 밥을 사주는 쪽인데, 큰 인심을 쓰는 것 처럼 나중에 밥 사줄게, 나중에 밥..........

 

“나중에 만나면 가만 두나보자” “나중에 해줄게” “나중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없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 없다는 옛말도 있지만, 나의 경험담도 있는 지라...

아들의 “나중에 밥..........”은 통화를 마치는 순간 물 건너 간걸루 생각했다.

그리고 몇 일 뒤

 

아들은 스승의날 중학교때 은사님 두분을 찾아 뵙기로 계획을 세웠고

학교에서 단축수업을 해주길 간절히 빌었고

진주오는 버스 시간표를 체크 했고, 학교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표까지 사전 점검에 나섰다

오로지 아들의 머릿속엔 스승의 날 은사님 찾아뵙는 일로 가득 차 있었다.

드디어 스승의 날이 다가왔다.

 

아들의 간단 명료한 문자 “단축수업 안한데 ㅠㅠㅠㅠ”

짧은 문자 하나에 아들의 마음과 기분이 100% 담겨져 있었다.

나는 속으로 외쳤다 “꼬~~시~다, 암만............꼬시지”

 

스승의 날 뒷날이 금요일이라 아들이 집에 오는 날이다

마침 나는 그날 아들이 있는 지역에 업무차 갈 일이 생겼다.

아들과 어디에서 몇 시에 만나자고 사전 약속을 하고 우린 그 장소에서 만났다.

아들을 데리고 진주로 돌아오는 차안

 

아들은 또 은사님 찾아뵙는 이야기로 나의 운전대를 포악하게 만들었다.

몇 시까지 진주 도착해야만 두분의 은사님을 찾아뵐 시간이 된다나 어쩐다나

선물은 무엇을 해야 할지..........아들의 고민은 달리는 차의 속도와 맞먹고 있었다.

君師父一體인데

이 녀석은 부모보다 스승을 한 수 위로 생각 하는 것 같다.

서운함이 물밀듯이 밀려왔지만 그래도 참았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리고 내 일상은 무탈했다

 

5월중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어버이날 겸 스승의 날 교내 글짓기 대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들은 시를 쓰서 “장려상”을 받았단다.

 

“시............뭐라 쓴노?”

 

‘모른다“ “적흥적으로 쓴거라 생각은 안난다”

 

“그라모 한번 보자”

 

“없다, 학교에 있다.”

다음에 되돌려 받으면 꼭 한번 보여 달라고 하고 마무리를 했다.

 

아들은 중학교때 부터 일년에 두 서너편 정도 시(?)를 쓰서 보여 줄때가 있다

아들이 시라고 쓴 것은 유치+짬봉이다............

그래도 그 시를 들고 학년 담당 국어선생님께 보여주고 심사평을 받고는 한다.

조금은 모자라는 놈 같기도 하고..............때로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때도 있다.

 

장려상을 받아온 뒤 얼마 후

아들의 카카오스토리에 글이 한편 올랐다.

첫 문장 부터가 심상찮다.........

혹시

그 장려상을 받게 해준 글인가 싶어

한 자도 놓치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

대단한 놈, 기특한 놈, 이놈의 아들이 누굴 닮아서 문학적 소질이......

이정도면 최우상을 받아야 하는 글 같은데,

대학을 이과과 아닌, 문과로 보낼까?,

오만가지 생각이 버무려져 머릿속에 믹스가 되어가고 있을즈음 글이 바닥을 보인다.............

마지막 글 내용 “ ㅇㅇ의 노래 가사입니다”

 

오~~마이~~~갓

 

아직은 읽어 보지 못한 아들의 시이지만

짧은 시 몇 줄을 속에 평상 시 말하지 못한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자식과의 소통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것을 한번 더 느껴보며

용돈 모운거로 밥 사줄게 라고 말해놓고 아직도 밥 안사주고 있는 아들 녀석에 대한 서운함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작지만 엄마에게는 큰 선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