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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후 첫 적금


BY 작가를 꿈꾸는 주부 2013-07-08

 2007년 6월 어느날. 나는 29살의 나이에 결혼이란 걸 했다.그 당시 뱃속엔 아이가 있어서 상견례를 빨리 마치고 되도록 빠른 날에 결혼을 했다.가을이 좋겠다고 우기시던 친정 아버지도 뱃속의 아이가 걱정되셨는지 나를 위해 아니 손주를 위해 고집을 꺾으셨다.

 첫 아이를 낳고 남편의 월급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 어느날.남편은 \"우리 돈 가진거 있어?\"하며 나에게 물었다.시누이가 오빠에게 전화해서 돈이 있냐고 물었던 모양이다. 남편은 나에게 여유돈이 있는지 언니에게 물어보고 있으면 빌려주겠다고 이야기한 모양이었다. 그 당시 난 150남짓 되는 남편의 월급으로 세식구가 생활하는 중이었고 둘째아이 예정일을 20여일쯤 남겨둔 상태였다. 난 정말 돈이 있어도 빌려주고 싶지 않았다.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돈 이야기를 할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남편은 자기 동생이라고 안타깝게 생각해서 빌려주자고 했겠지만 나는 정말 빌려주고 싶지 않았다.형제끼리 돈 거래를 하면 우애가 상한다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돈 거래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남편을 믿고 시누이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했다. 결혼하고 나서 첫 적금을 만들고 만기가 4개월정도 남아 있었던 남편 이름으로 들었던 결혼후 첫 적금.

 결혼할 당시 남편의 월급 통장엔 한달에 받는 월급과 2백여 만원의 돈이 전부였다.적금통장 하나없이 시작한 결혼이었기에 결혼후 만든 첫 적금통장을 남편의 이름으로 한 것이었는데,시누이에게 빌려줄수 밖에 없다니 너무 힘들었다.

2009년 10월 29일.난 지금까지도 날짜를 잊지 못한다. 아니 죽을때까지도 못 잊을지도 모른다.오전에 남편과 함께 은행에 들러 적금을 해약하고 몇푼 안되는 이자로 우리 세식구는 아니 뱃속의 아이까지 네식구는 점심을 먹었다.그리고 다시 은행에 들러 시누이 통장에 돈을 넣어 주었다.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참 힘들었던 것 같다.그날이 내 생일이었는데...남편은 그날이 무슨 날이었는지도 모를 것이다. 자기 동생만 중요하지 내 생일이 중요 했을까?

 그 날 저녁 남편은 시누이 집에 놀러 가서( 매부와 시누이와 조카와 함께 시동생도 같이 )자기집 식구들과 저녁을 함께 먹었다.물론 나와 딸,뱃속의 아이까지.

 결혼후 만든 첫 적금을 시누이에게 주고 난 후 아직까지도 난 적금통장 하나 가지고 있지 않다.아이들은 자꾸 커가는데 남편 혼자 벌어오는 월급으로 네식구 생활하기도 힘들다. 각종 세금에 아이들 교육비에 생활비까지.

 가끔 난 생각이 난다.시누이가 돈을 빌리면서 했던 말이 \"엄마에겐 비밀로 해 주세요.걱정해요.\"

자기 엄마 걱정할까봐 비밀로 해 달라는 심보는 뭘까?난 친정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말도 못 꺼내고 있는데...

나의 결혼생활 첫 적금은 이렇게 날아갔다.시누이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