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소설책들을 잘 구입하는 모 인터넷 서점에서 2주동안 장바구니에 저장해두었던
9권의 소설들을 주문했다.
4일후 병원에서 집에 도착하니까 거실에서 나를 기다리는 택배를 가지고 방에 들어간다.
우선 택배포장을 제거하고나면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이라면 깨끗한 헝겊으로
물에 적신다음 책의 겉표면을 딱는일이다.
책들이 인터넷 서점 물류창고에서 오랜시간 있었기에 먼지가 많이 쌓여 있기에 딱아줘야 한다.
책들을 정리하다보니 다시 보게된 9권의 소설책중에는 \"아내\"라는 조금은 내용이
슬픈 소설책이 있다.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는 삶의 미로같은 어려운 환경속에서 살다보니 아직 미혼인 내가
스님들처럼 어느방안에서 몇일동안을 무언의 생각을 하는 하안거를 하는 것처럼,
아내라는 깊은 화두를 항상 생각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느 여자 연예인이
아기를 낳지 않고서 아기를 키우고 싶다고 했듯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왜 아내에 대한 소설책을 구입했는지
그건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아내들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은 욕심이 조금은 있다고 할까
젊은시절 편안하게 살아갈때는 잘 모르지만 나이가 들어가다보면 나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조금은 보고 싶을때가 있다.
아버지에게 엄마는 어떤 아내였을까,
오랜 시간동안 아버지와 어머니는 좋았던때는 좋았지만 싸울때는 정말 엄청나게 싸웠고
이사 16번하면서도 내가 지켜보았던 엄마는 집안을 알뜰살뜰 잘 가꾸었다.
서로의 살아가는 공간에서 지나다가 어느 선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아가다보면
40년 50년을 살면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아웅다웅하는것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가 되는 부분이 많다는것이다.
80년대 초반 아버지 회사가 신군부정권 때문에 회사가 1년동안 문 닫았을때
가정경제가 어려웠을때 아버지 옆에서 살림을 잘 하셨던 어머니였다.
지난주 아버지가 계신 추모공원에 갔을때 우리 가족들은 차를 타고 바람이 불어오는
산 윗쪽 조용한 봉안당이 있는곳으로 올라간다.
산 제일 윗쪽 햇빛이 오후가 되어야 비치는 실외 봉안당으로 올라가는데 아버지가 계시는
봉안당은 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햇빛이 비친다.물론 계절따라 다르다.
아버지가 계신 봉안당에 어떤분들이 계시는지 좌 우 옆쪽을 유심히 관찰을 하게 되었고
주로 연세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는데 그때 나의 눈에 들어오는 한 사람이 있었다.
사진속의 그녀는 내가 보아도 미인이였다.
나이는 나보다는 4~5살 어렸지만 남편과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사진옆에 쓰여진 사연을 보니 더 뭉끌하다.
그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기에 그렇게 빨리 하늘나라로 올라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너무 이쁜 아내를 묻고 돌아서야했던 남편의 아픔이란 무엇으로 대변할 수 없을것이고
세상에서 제일 이쁜 엄마를 차가운곳에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것도 모른채
아빠 손을 잡고 돌아가야했던 어린 아이들은 엄마의 잠든 모습에 몇일 밤만 지나면
집에 온다는 기다림으로 기다렸을것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이란,
언제 어디에서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랑일것이고 우물의 깊이만큼이나
바로 앞의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고 돌아서는 마음은 쓴 소주 마시면서 정신을 호주머니에 간직한채로 걸어가는
술주정뱅이보다 더하지 않을까
어느 드라마에서 오랜동안 사랑하는 이를 묻고 돌아가는 그 사람이 집안에서 쓸쓸히
소주 한 잔을 김치를 안주삼아 마시다 곁에 없는 사람 생각에 구슬프게 울던 장면을
나도 같이 동참을 해주는 마음으로 마음이 숙연해졌다.
어린시절 부모님은 도시에서 생활하시고 시골에서 생활하고 있을때 항상 보았던
멀리 떨어져 있던 산이 있다.
어린 시절이라 언제쯤이면 부모님 계시는 집으로 갈지 겹겹히 보이는 산을 보면서
저 산을 몇번 넘어가면 되는지 한참을 그리워했었다.
몇밤을 손가락으로 빼면 오시는지 밤 하늘 은하수를 보면서 무서워했던 그 시절,
멀리 떨어져 있다는것은 그리움을 애타게 이끌어가는 밧줄과도 같다.
그리움은 점점 가까워진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쁜 엄마를 차가운 곳에 두고 온 아이들도 시간이 흘러가면 자신들의 그리움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