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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녀사랑


BY 그대향기 2013-05-16

 

 

 

애써 청소를 해도 소용이 없다.

방문들을 꼭꼭 닫아두었는데  골고루도 내려앉았다.

언제 물걸레질 했더냐 싶게 금방 노랗다.

마당이며 장독대 나뭇잎 위에와

마당에 고인 작은 물웅덩이에도 노란 꽃가루....

 

이맘 때엔

마치 아카시아향이 나는 향수병을 실수로 깨트려 놓은 듯

진한 아카시아향이 온 몸 세포에 물들여진다.

연신 코를 벌럼거리며 다닌다.

5월만 같아라를 연발하면서 공짜 향수를 욕심껏 폐부 깊숙히 들이마신다.

음~~큼큼 음~~큼큼

 

배불뚝이 큰딸은 힘들어하고

외손녀는 말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안녕~하버지(할아버지)\"

\"쩔수야~(철수..고양이이름)\"

\"없네~(두 손바닥을 위로 올리는 시늉을 하면서)\"

\"홧팅~(솔방울만한 두주먹을 제법 힘차게 꼭 쥐면서)\"......

 

우리애들 키울 때는 느끼지 못했던 사랑이 새롭기만하다.

뒤뚱거리며 걷는 것도 새롭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알아보고 반기는 모습도 새롭다.

내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기가 바쁘다.

이 돈으로 외손녀 뭘 사줄까??....

그걸 먼저 고민하게 된다.

 

며칠전에도 큰딸이 외손녀를 데리고 어버이날 인사를 왔었다.

녹두랑 찹쌀, 그리고 인삼이랑 대추마늘을  넉넉히 넣은 삼계탕을 해 먹이고

외손녀를 데리고 큰딸이 운전을 하는 차를 타고 옷을 사러 나갔다.

뱃속에 있을 때 부터 사 날랐던 옷과 아이용품도  어지간한데

아장아장 건는 모습이 귀여워 주머니를 닫질 못한다.

곧 두번째 외손녀가 태어날 것이라 두고 입혀도 된다 싶으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사이즈도 꼭 맞게 예쁜걸로 골랐다.

어정쩡하게 큰 옷을 입히다가 정작 예쁜 모습으로는 작아서 못 입히느니

예쁜 모습으로 알맞게 잘 입히고 둘째한테 물려주면 되니까.

우리 자랄 때는 몇해를 두고 입혀도 될만큼 넉넉한 옷을 입히곤 했다.

옷도 귀했지만 다들 형편이 여의치 않았던 탓이리라.

요즘은 애들이 더 귀하고 물자는 넉넉한 형편이다.

 

궁금할라 싶으면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는 큰딸이 있어

외손녀를 같이 키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상통화도 자주하고 외손녀의 어버버 거리는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주니

이젠 이 외할머니가 제법 말 상대가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ㅎㅎㅎ

옴싹옴싹 밥도 제법 잘 받아먹는 작은 입이 예쁘기만 하다.

이래서 외손녀바본가 보다.

행복한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