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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관에 맞장뜨다(37) -한심한 감사원 공무원-


BY 한이안 2013-05-16

전화벨이 울리네유. 논산 전화번호가 뜨네유. 아마도 민원 관련 전화인 거 같여유.

통화버튼을 눌러 받았시유. 지 예상이 틀리지 않았구만유. 민원해결 담당자로 지정된 대전시지부 공무원여유.

달갑지 않구만유. 어정쩡한 태도로 빠져나갈 수 있기를 바란 사람 아녀유.

그려도 받았은께 들어보기로 했어유. 들어봐야 건질 것도 없지만 말여유.

민원 때문에 논산 시청에 출장나왔다면서 같은 말만 빙빙 돌려유. 짜증이 나드만유?

하고 싶은 말이 뭔지도 탁 뱉어내지 않아유.

잘 타협을 해보자 하는 말을 하고 싶은디 내 의중이 어떤지 살피려는 눈치였어유.

그러니 속 시원히 말을 못하지유. 지가 그 수에 말려들겄남유?

그러고 있자니 답답혀유. 그려 지가 이 말 저 말 쏟아냈서유.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던 생각들이 말로 술술 쏟아져나오드만유.

지야 할 말이 많은께 말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 지가 한 수 위유.

잠자코 듣고만 있더만유. 그러다 지가 말을 멈추니께 슬쩍 마음을 내비춰유.

대화를 해보라나유? 대화유? 수도 없이 시도했어유.

근디 그걸 툭툭 쳐낸 건 논산시청 측이었어유. 근디 지한티 대화를 해보라네유.

그동안 대화를 하려 했지만 시청 쪽에서 대화를 거부했다 했더니 그건 대화가 아니라네유.

민원창구나 문서로 오간 것은 대화가 아니래유.

참 나. 환장혀 죽겄어유. 그럼 뭐 하러 민원창구를 만들어 놓았남유? 공문은 왜 보냈대유?

서로 전달되는 내용이 없다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거 아닌감유?

말이 되는 말을 해야지유. 일단 지도 그 말을 접수했어유. 그런 다음 따졌어유.

시청 농지과에 방문해서 주고받은 말들은 대화 아니고 뭐냐구 말여유.

담당공무원이 도리 상 운운 하며 원만하게 처리해줄 것처럼 말하더니 실사 나가서는 태도를 180도 바꾸던데 그런 사람과 어떻게 대화를 하냐고 했지유. 대답을 제대로 못 하더구만유.

그래 지가 또 따졌어유.

그 사람들과 얼굴 마주하는 것도 역겨운데 어떻게 마주앉아서 대화를 하느냐고 했어유.

 어지간히 당했어야 마주앉든가 말든가 하지유.

그렸더니 꼭 방문을 해야만 대화를 하는 건 아니래유. 그 말은 전화로 해도 된다는 말여유.

처음부터 하고 싶은 말이 그 말이었을 거구만유?

문서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꾸며 놓고 뒤에서 쭈물덕쭈물덕 하자는 거 말여유.

지가 장담하는디유 아마 2012년도 논산시 농지과 서류 어디에도 이번 문제와 관련된 문서는 하나도 없을 거구만유.

원상복구 명령도 서류로 남기지 않았을 거구유.

 당연히 원상복구 명령은 공문으로 보내고 벌금도 부과해야 하는 일이지만 안 봐도 불을 보듯 뻔해유.

그러니 매도인 측(땅주인)에서 흉내만 내는 원상복구를 하고 다시 매립을 했겠지유. 그것도 불법인데 말여유.

농지과나 개발과에선 원상복구를 했는지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을 했어야 하는 사안이었구만유.

그리고 벌금도 부과했어야 허구유. 그런 절차를 거치다 보면 문서함에 서류가 남아야 하겠지유.

서류에 남기다 보면 논산시의 실책이 고스란히 문서로 남게 되겠지유. 그러면 지자체 평가에서 점수가 깎이겠지유.

지도 그 정도의 머리는 돌아가유.

문제는 또 있어유. 논에 흙을 퍼다 매립을 하려면 관련부서에 서류를 넣고 허가가 떨어져야 혀유.

허가가 나기 전에 매립을 하면 것도 불법이지유.

다른 데서 흙을 퍼다 토지를 매립하고자 하는 사람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조건일 경우, 정식으로 갖춰진 허가 신청서류를 시청 관련 부서에 접수시켜야 해유. 그리고 허가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지유.

관련부서에서는 접수 서류를 검토하겠지유. 딱히 도드라지는 문제가 없을 경우 허가를 해주게 돼 있어유.

그러면 절차를 거쳐 허가한다는 공문을 신청자에게 보내유. 그런 다음에야 공사에 착수할 수가 있어유.

그 전에 공사를 하면 불법인 거지유.

근디 그것도 매도인 측에서는 어겼어유. 허가가 떨어지기 전에, 그것도 하루에 원상복구와 매립을 다 마쳤다 해유.

그러니께 정황으로 볼 때 원상복구 명령은 입으로만 했다는 것이구만유.

 원상복구가 제대로 됐는지도 확인해야 하는디 그것도 안 한 것이구유.

같은 공무원 패거리라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슬 눈감아 준 거구만유.

그런 내용도 다 쏟아냈구만유. 그런디도 물러나질 않아유. 미적지근하게 전화기만 붙들고 있어유.

그려 지가 이번에 지대로 화를 냈어유.

왜 공무원들은 지들 멋대로 시민을 가지고 우롱하는디 지만 참고 봐줘야 허냐구유.

그렸더니 찔끔했나 봐유.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얼른 둘러대며 빠져나가더라구유.

 더 밀어붙였다간 감사원 민원담당자 지도 묶여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모양여유.

그러더니 더 말해봐야 소용없다 생각혔는지 전화를 끊더만유.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구만유. 구린내가 여기저기서 풀풀 나유. 감사원도 예외는 아닌 모양여유.

사원대전시지부 공무원들이 보여주는 행태를 보니께 대한민국의 앞날이 까마득하네유.

그래도 절대 밀리면 안 되겠지유? 아니 그래서 안 되겄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