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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관에 맞장뜨다(35)-눈 가리고 아웅-


BY 한이안 2013-05-14

감사원 대전지부 아무개라며 전화가 왔시유.

지난 번에 민원을 처리했던 바로 그 사람이라나유.

자신이 처리한 민원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유감이라구 말하더라구유.

그러냐구 했어유.

그랬더니 배수 문제만 해결해주면 되느냐구 물어유.

사실 그때는 그것만 해결할 생각이었어유.

물론 민원에는 줄줄이 요구하긴 했어유.

근디 감사원에서 그렇게 물어오니께 시청 공무원들 때문이 심통이 났던 게 다시 도졌어유.

지난 번 민원 때 지한테 전화해서 해당 공무원들 일벌백계차원에서 징계를 내린다고 하셨는데 징계를 했냐구 물었시유.

그건 시청해서 결정할 사항이라네유.

뻔하지유. 않했다는 소리여유. 지도 그 정도는 머리가 돌아가유. 징계를 내렸으면 대답을 못 하겄어유?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건디 말여유.

했다 안 했다만 대답하면 되는 거잖어유.

그럴 거 같으면 뭐하러 일벌백계차원에서 징계를 주겠다고 큰소리를 쳐유.

눈가리고 아웅하려는 꼼수였으려나유?

 

흙을 더 덮고 배수 문제를 해결해 주면 어떻겠냐고 물어유.

지는 그래달라는 말 대신에 민원에 요구한 대로 해달라는 말만 했시유.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서 해결해주겠다며 농작물 선정 같은 것도 도움을 주겠다 말을 허드라구유.

농작물 선정은 지가 허면 된다구 했어유.

지가 심을 농작물은 이미 정해져 있었기에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지유.

그럴 만큼 땅덩어리가 큰 것도 아니구유.

콩을 아직 거둬들이지 않았다고 하니께 수확 하고 나서 해주겠다나유.

근디 지가 원하는 게 그런 게 아니었어유.

공무원들은 시민과 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람들 아녀유?

극진하게 대접받지는 못 해도 보통은 돼야지유.

근디 여기 논산시청 공무원들은 그게 없었시유.

불법이라는 게 훤히 드러났는데도 합법이라고 지한테 박박 우겼지유.

그것도 거짓말을 하고 억지를 써가면서 말여유.

그걸 공문으로 혹은 민원창구 답변으로 확실하게 증거를 남기면서 말여유.

그때는 그게 지들 발목 잡을 줄은 몰랐겄지유.

지 속이 어땠겄시유. 한동안 와글와글했어유.

지는 공무원들의 이런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 했어유.

앞으로도 계속 이용해야 하는디 그런 대접을 다시 받을 수는 없다 했지유.

그렸더니 뭐라는 줄 알아유?

조금씩 달라지지 않겠냐구 한심한 소리를 혀유.

그게 조금씩 달라질 일여유? 아녀유. 한 번에 달라져야 혀유.

그렇지 않으면 말짱 도로묵여유.

 

절대 그렇게는 달라지지 않을 거라 혔어유.

그렸더니 어떻게 한 번에 달라지냐구 해유.

그려서 예를 들어 말해줬어유.

논산시 공무원들이 다 같이 시민들을 깍듯하게 대하자 하고 그걸 지키는 게 한 번에 안 될 일이냐구 물었지유.

그렸더니 된대유.

그런 다음 몇 가지 더 예를 들어 설명했어유. 그렸더니 다 된다고 하네유.

할 말이 없지유.

그려 그랬는지 해당 공무원들을 많이 혼을 냈다고 말하대유.

시민들의 의식은 높아지고 있는데 공무원들이 예전의 행태를 고수하면 먹혀들겠냐고 허면서유.

특히 부장을 많이 혼냈다고 하더군유.

농사도 산업활동인디 물이 고여 썩어나면 어떻겠냐구도 했다나유.

농사짓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봤냐구 하면서유.

근디 지한티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구만유.

지가 보지도 않은 곳에서 이루어진 게 뭐가 중요하대유.

그리고 말로야 뭔 말인들 못 하겄어유.

지는유 했는지 않했는지도 알 수 없고, 백 번 천 번 반복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한 번의 확실한 행동이구만유.

지는 말보다 행동여유. 양심도 있어야지유.

지는 그런 뜻을 교직에 있었던 경험을 줄줄이 나열하며 내비췄어유.

난감했겠지유. 지가 교직에서 겪었던 비리를 줄줄이 읊어댔으니께유.

잠자코 듣고 있더라구유. 솔직히 읊어댈 때 말할 틈도 안 줬어유.

한참을 쏟아내고 말하라 했어유. 말하고 있는디 어떻게 말하겠냐구 하더구만유.

그래 지 할 말은 다 했으니께 말하라고 했지유.

그렸더니 논산시에 처리를 해주라고 이관해도 되겠냐 물어유.

논산시는 처리 불능이라 생각하여 감사원에 민원을 냈는데 말여유.

응한다는 말은 하지 않고 대응하는 거 봐서 그 다음 대응을 하겠다고 했어유.

그리고 전화를 끊었지유.

한 시간 넘게 전화통에서 오고간 말들여유.

그렸는데 메일을 열어봤더니 처리결과를 올렸다는 메일이 도착해 있더라구유.

처리 결과 올렸다는 그런 전화는 해주지도 않으면서 엉뚱한 전화만 해대유.

민원창구에 전화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말여유.

어쨌건 들어가서 확인을 해봤지유.

 

‘1. 감사원은 국민이 겪는 어려움과 각종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2. 귀하께서 감사원에 제출하신 민원은 유선으로 안내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3. 귀하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답변이 되어 있더라구유.

 

근디 한 번 보세유. 

 

  아줌마 관에 맞장뜨다(35)-눈 가리고 아웅-

지가 원한 진행상황 통보방식여유.

이메일과 서신만 있고 유선은 없잖여유.

그런디 원하지도 않은 전화를 해서 건질 것도 없는 이야기만 길게 늘어놓고는 유선으로 안내했다나유.

아마도 증거를 남기고 싶지 않은 모양이라는 생각이 드네유.

뭔가 꼼수가 있다는 거 아니겄어유?

정정당당하다면 드러내지 못할 게 뭐가 있대유.

구린내를 이런 식으로 풍기네유.

윗사람 앞에서 설설 기며 자기 뜻 한 번 드러내지 못혔을 거구만유.

정정당당하게 일처리를 해얄 거 아닌감유?

지가 전화를 뺀 것은 바로 그걸 노린 것인디 말여유.

정정당당하게 처리해달라 이거였어유.

지가 경험혀서 아는디 떳떳하지 못하면 빠져나갈 궁리로 딴 길을 찾아유.

지가 보니께 그려 보여유.

그 날 민원 접수·처리 통보하는 제목의 공문도 한 장 왔더라구유.

감사원 대전시지부 담당자가 보낸 공문 말여유.

내용여유.

 

감사원은 국민이 겪는 어려움과 각종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2012. 10. 22. 감사원에 민원(접수번호 제2012-8-08725)을 제출하셨습니다. 검토결과 위 민원은 논산시에서 조사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되어 논산시 감사당당관실로 하여금 이를 조사·처리하고 그 결과를 귀하께 회신하도록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귀하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

 

지가 논산시를 상대로 해결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농지과에서도 개발과에서도 감사과에서도 나몰라라 해서 감사원 국민신문고를 두드린 거 아닌감유.

그런디 논산시 감사담당관실로 조사·처리하게 했다는 게 말이 되남유? 안 되주.

빠져나가겠다는 심보만 보이는구만유.

그런다고 지가 물러나남유?

지는 그렇게 어설프게 물러나지는 않는 사람이구만유.

그래 민원처리과정 만족도 조사에 미해결을 선택하고 다시 민원을 제기했시유.

어찌 나오는지 두고 볼라유.

지도 한끈기 하는 사람인디 뭐 기다려 보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