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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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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BY 시냇물 2013-05-06

 

주말에 작은딸램이 손녀와 사위랑 들이닥쳤다

 

금욜에 나와 카톡할 때는 일요일에 결혼식 간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길래 안 오는 줄 알았는데.....

 

5시쯤 벨이 울리길래

 

\'이상하다 누구지?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하며 나가보니 작은딸램 가족이 온 것이다

 

마침 남편이 꽃게탕 먹고 싶다길래 막 장을 봐 온 참이라

 

부지런히 저녁 준비를 했다

 

사실 꽃게는 발라 먹는 게 귀찮기도 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남편이나 나나 거의 잘 안 먹는 편인데 왠일로 남편이

 

꽃게가 아미노산과 키토산이 많아 좋다며 먹고 싶다고 한다

 

요즘 그렇잖아도 매일 삼시 세끼를 죽만 먹고 지내는 게

 

불쌍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던 차라

 

얼른 인터텟을 뒤져 꽃게탕 끓이는 법을 출력하여

 

그걸 보면서 열심히 꽃게탕을 끓여 상을 차렸다

 

게가 싱싱해서인지 국물이 시원한 게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남편은 게는 못 먹으니 푹 익은 야채와 국물만 열심히 먹는다

 

내가 게살은 조금 발라 주었고, 사위와 작은딸램과 손녀까지

 

아주 달게도 먹는다

 

저녁을 먹고 났는데 딸램이

 

\"엄마, 이거!\"

 

하면서 쇼핑백과 가방이 들어있는 하얀 주머니를 내민다

 

\"이게 뭐야?\"

 

\"응, 어버이날 선물!\"

 

\"아니, 너희가 무슨 돈이 있어!  엄마 이런 거 안 가져도 되!\"

 

말이 둘이 버는거지 아직 나이가 있으니 그 액수는 뻔한데.....

 

자기들 살기도 빠듯한데 싶어 받으면서도 마음이 짠해졌다

 

시어머니와 내게 가방을 하나씩 선물했다니 아마도 이번 달

 

살림 적자 나는 거나 아닌지 ㅜㅜㅜ

 

사위가 아웃도어 회사를 다니니 남편에겐 시원스런

 

Blue T-shirt 를 내게는 눈도 시원해지는 Blue bag을

 

선물한 것이다

 

\"참,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늘 철부지인 줄만 알았던 작은딸램이 힘들어도 직장생활

 

착실히 하고, 연약한 몸으로 살림하랴, 손녀 거두랴,

 

남편 챙기랴 몸이 몇 개라도 모자라게 사는 게

 

대견하며 고맙기만 하다

 

 

\'그래, 지금처럼만 서로 아끼며 알콩달콩 살아가면

 

엄마는 더 바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