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 측에서 똥줄이 탔나벼유.
웬 일로 솔선혀서 내용증명을 보냈시유.
간단하드만유.
‘매수인께 알려드립니다.’로 시작혔시유. 처음이유.
늘 통보헌다고 허면서 꼬리를 바짝 치켜들더니 이번엔 꼬리를 내렸시유.
내용인즉 지가 원허는 대로 합법적인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진행허고 있다나유.
진즉 그랬어야쥬.
그람 서로 마음이 다치지는 않았을 거 아녀유?
지도 실수헌 걸로 치고 그냥 넘어갔을 텐디 말여유.
근디 할퀼 대로 할퀴고 나서야 그러니께 별다른 맘이 안 생기네유.
속으로 알아서 혀라 혔시유.
지가 내용증명에 명시한 기한은 지킬 수 없으니 좀만 시간을 달라고도 혔드라구유.
그러면서 기다려달래유.
것두 알아서 혀라 혔시유.
맴같아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허고 싶었시유.
지가 경작하고자 허는 작물의 파종 시기를 놓쳐버렸잖여유.
소유권이전 등기일이 두어 달 늦어졌구유.
게다가 지 일도 적잖이 지장을 받았구먼유.
그런 걸 생각허면 괘씸혀유.
그렇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괘씸헌 대로 다 되는감유.
그냥 눈감아주기로 혔시유.
더는 이러지 않겄지 하는 걸로 맴을 추스렸어유.
지가 쪼께 융통성을 발휘혔어유. 지가 생각허는 융통성여유.
원칙을 지키되 인간미가 느껴지는 거유.
아마 매도인은 것도 모를 거여유.
그게 좀 안타깝구만유.
아마 지를 까탈이나 부리는 여자라고 생각헐 게 분명허니께유.
교직에 있을 때도 그렸시유.
넘들은 설렁설렁 해대는 것을 지는 꼼꼼허게 혀야 직성이 풀렸시유.
그런 지를 두고 다들 융통성이 없다 허드라구유.
지가 생각허는 융통성과는 거리가 멀었지유.
지는 원칙은 지키고 일은 깔끔허게 마무리허고 그것을 넘어서는 곳에서 발휘되는 인간미가 융통성이라고 여기거든유.
지헌티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은 줏대 없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거든유.
넘들이야 어찌보든 지 생각은 바뀌지 않을 모양여유.
이번에도 그렇구만유.
지는 융통성을 발휘혔지만 상대는 아니꼬울 게 뻔혀유.
그 생각을 허니 맴이 별로구만유.
그래 허탈헌 웃음 한 번 웃어 제치고 그 생각은 끝내기로 혔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