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전,
40분동안의 저녁 뉴스 끝부분 기상예보 코너에 등장한 평소에도 눈에 익은 여자 기상 캐스터는
남부지방쪽으로 밤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릴것이라는 예보를 했는데 정말 정확하게
2시간후 어디선가 물끊은것 같은 천둥소리가 들려오면서 어둠속에서 무척이나
가깝게 들리고 있었다.
비오는 풍경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것과 같다.
8년전 단독주택에 거주할때 장마철이 되면 장마비가 내릴때 앞집 어느부분에 스치는지
절 대웅전 처마밑에 달려있는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리면서 움직이는 풍경소리처럼
장마비는 풍경소리처럼 독특한 소리를 흘리고 있었고 그 소리에 잠이 들었습니다.
\"이걸로 여기 좀 붙여죠\"
거실에서 여동생하고 TV를 시청하시던 어머니는 여동생에게 붙여달라는 부탁을 하면 좋은데
당신 무릎이 좋지 않으면서도 파스를 가지고 아들 방으로 들어오시는 어머니는
한쪽 손에 아픈 부위를 가르킬려고 효자손으로 가르쳐주면 아픈 부위에 파스를 붙이는데
평소 자주 붙여주는 아들이 붙이는 파스솜씨나 딸이 붙이는 파스솜씨는 비슷하겠지만
어머니는 아들인 나의 파스 붙이는 솜씨가 더 믿음이 가는지 모르겠지만
어머니는 큰 아들를 믿는지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하는 일이란
어느 집의 큰 딸들이 알 수 있는 연탄불을 보는 일이였습니다.
오후 3시 넘어 3교대 근무를 마치고 아버지가 퇴근하면 연탄불위에 올려진 철 양동이에서
끊고있는 따뜻한 온수로 씻지만 연탄불이 꺼지거나 물이 따뜻하지 않을때는 어머니에게 이유없이
야단을 맞는데 연탄불 보는 일은 어머니가 담당하는일인데도 왜 내가 야단을 맞아야 하는지
그때는 정말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어디 붙이면 되요?
당신이 등이나 어깨의 특정 부분이 아프면 아들 손으로 쿡쿡 눌렸을때 알 수 도 있지만
전혀 모른다는 말씀을 하시면 아들인 나는 등의 어느쪽이 아프면 기억하고 붙이는데
왜 엄마는 그것을 모른다고 할지 아파서 파스를 붙인 부분에 손을 갖다대고
아픈지 여쭤보면 또 모른다는 말씀을 하시면 어머니가 감촉을 못 느끼는것은 아닌지
가끔 나도 허리가 아프고 목이 아프면 붙이는 파스인데 학창시절에는 옆으로 누워서
TV를 시청하면 몇일이 흘러가도 몸이 아프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조금만 옆으로 누워서 TV를 시청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제는 몸이 결리는것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걱정인것은 8년동안 뇌졸중을 앓았던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받았던 몸의 무리한
현상이 이제 조금씩 나타난다는것이고 연세 또한 70이 넘었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조금씩 아프고 몸의 특정 부분이 조금씩 아프기 마련이지만
어머니는 큰 아들인 내가 중학생이였을때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도
집안 형편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에 한달동안 무거운 계란 몇 통을 머리에 이고
시장이 아닌 동네에서 발품을 팔아가면서 계란을 팔러 나갔던 그 시절 어머니는
일이 무리였는지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허리가 많이 상한것 같습니다.
이제는 파스 붙이는 일이 연례행사가 되는것을 보면서 가끔은 거실 소파에서 TV를
시청하다 잠이든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으면 언제쯤이면 마음이 기쁘할 수 있는
사랑의 파스를 붙여드리는날이 찾아오는 즐거운 날이 있을지 어머니의 살이 빠진 손을
측은하게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