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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관에 맞장뜨다(26) -감사원에서의 전화-


BY 한이안 2013-05-05

 

감사원 대전지부 민원담당자헌티 전화가 왔네유.

불법으로 매립혔다는 것을 딱딱 짚어서 말허지 못허고 빙빙 돌려말혀유.

그게 충청도 사람의 특징여유.

 

간단히 말허면 1~2분이면 될 걸, 빙빙 돌려말허다 보니 1시간이 족히 넘게 통화를 혔시유.

속상혔겄다 허면서 논산시청에 가서 잘 타협을 혀보래유.

그려 그건 지가 헐 일이 아니라 거절혔시유.

그건 매도인이 헐 일이지 지가 헐 일이 아니지 않남유.

지는 매도인이 알어서 허도록 내버려두겄다 혔시유.

그리고 원상복구 명령이 떨어지면 매도인헌티 매립비용을 받겄다는 말도 전허구유.

타협헐 일이 있구 넘어가줄 일이 있지 세 달을 지가 맘고생 혔시유.

그것도 공무원들이 허는 거짓말과 우격다짐을 받아내면서 말여유.

 

얘기 끝에 지는 밥줄까지 끊고 싶지는 않다 혔시유.

딸린 식구들이 있을 텐디 밥줄을 끊으면 그렇지 않겄어유?

그렸더니 그 정도로는 밥줄이 끊기지는 않는다나유.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심하대유.

공무원은 철밥통이라는 게 거게서 나온 모양여유.

잘못을 혀도 밥줄 끊길 일은 없잖여유.

그러냐 다행이다 했지유.

 

그렸더니 일벌백계차원에서 징계는 주겄다고 큰소리쳐유?

그건 알아서 하라 혔시유.

주라는 뜻이였지유.

그 정도의 책임은 져야 허지 않겄어유?

시민을 상대로 사기치고, 거짓말허고, 우격다짐으로 우기고 혔는디.

그냥 넘어가면 안 되지유.

 

전화를 끊고 다시 찍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어유.

누구인지 알아둬야 헐 거 같아서유. 그렸더니 통화중이여유.

몇 번을 걸었는디도 역시 통화중여유.

아마도 지 뜻이 완강하다는 것을 시청에 알리는 전화를 허고 있나부다 생각혔시유.

 

아니나 다를까 한두 시간 후에 매도인 남편이 전화혀서 원상복구 명령이 떨어졌다고 말혀유.

그러냐 혔지유.

츰엔 뭘 몰라서 원상복구 명령이 떨어지면 어쩌나 해서 전전긍긍혔시유.

근디 세 달을 시달리고 나니께 생각도 단단혀져유. 배짱도 생기구유.

그려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지면 매립비용 받아내면 되구, 그 상태로 합법적으로 처리혀줘도 좋고, 이런 식으로 말여유.

합법적으로 처리려주겄다고 허드만유.

지는 알아서 허라고 혔시유.

 

지가 이긴 거지유? 지가 그렸잖여유. 이길 거라고.

그려 조바심도 나지 않았구만유.

열은 좀 받았시유.

맘같아서는 위자료라도 청구허고 싶구만유.

맴 한편에선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각박헌 거 같아서 바로 생각에서 내려놓았구만유.

지가 이 정도로 참고 있다는 걸 매도인이 알랑가 모르겄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