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면 날마다 신경전을 부리던 놈에게 난 드디어 사약을 내렸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 닿았던 내 마음은 그놈에게 사약을 내리고부터
이렇게 마음이 홀 가분 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 놈으로 인하여 벌써 몇 달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사약보다도
더 한 것이 있으면 하고 싶었던 심정이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한시름 놓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다.
날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우선 적으로 가게 물건을 살펴보는 것이
내 하루의 시작이다.
가게 안을 한 바퀴 돌면서 하나하나 살피고 또 살피며 그놈의 흔적을 찾는다,
아! 행여나 했지만 역시나 밤새 난리를 부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땅콩이 들어간 알사탕 세봉지에 초코릿 두 봉지를 밤사이 해치운 것이다.
이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먹어 치운단 말이냐 이 생쥐야!
그렇다 그 놈은 바로 생쥐였다.
벌써 몇 달째 생쥐의 습격으로 인하여 파는 양보다 없어지는 물건이 더 많다.
그 작은 주둥이로 그 많은 양을 밤새 까먹어 치우다니 참 기가 막힌다.
초코릿은 물렁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딱딱한 알사탕을 어떻게 먹는지 모르겠다,
쥐 이빨이 단단하다는 건 알지만 그 단 것을 몇 달째 먹어 치우니 이가 성할까 싶다.
아침마다 나는 또 전쟁이다. 다시는 못 먹게 하려고 치우고 자리도 옮겨 놓는다.
이런 귀신이 있나. 물건이 있던 자리를 옮겨보지만 후각이 엄청나게 뛰어났나보다.
옮겨놓은 자리에서 또 사탕 세 봉지를 한 알도 남기지 않고 먹어 치웠다.
그래 저녁에는 찐득이 을 놓고 들어가자 그럼 이 사탕을 또 먹으러왔다가
찰싹 붙어 버리겠지.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는 생각을 하고 살짝 올려놓고
가게 문을 닫고 들어갔다,
분명 아침에 보면 찰싹 붙어 있겠지 살려 달라고 찍찍 거리면서 요동을 치겠지
기대에 찬 마음으로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열고 그 자리에 가보니.....
이런 기가 막힌 일이 있나 나보다 한수 위이다.
그 찐득이는 살짝 피해 놓고 그 밑에서 이번에는 다섯 봉지를 먹어치웠다.
그러고 보면 이건 한 마리가 아닌 게 분명하다.
진짜 열 받아 미칠 지경이다. 그 콩알만 한 것을 어쩌지 못 하고 이렇게
매일 당하다니 어이가 없고 이러다가는 남아날 물건이 없을 정도이다,
대리점에서도 쥐가 파먹었어도 제 품이 한 개라도 남아 있으면 반품을 해주지만
빈 봉지만 가지고는 증거 인멸로 인하여 반품을 해 줄 수가 없다고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교환도 못 하고 참으로 속상한 마음을 어찌 해야 하나.
이렇게 놔뒀다가는 과자들이 빈 봉지만 남을 것 같다.
지능지수가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다.
그러니 더 약 오르고 괘씸하여 다른 방법을 써 봐야지 싶어서 그동안 잘 먹어 왔던
봉지 과자들을 모두 치우고 케이스에 들은 것만 남겨 놓고 이번에는 가족들 의견에
따라서 쥐 덧을 놔 보기로 하고 하나 준비해 놓았다,
가게 문을 닫기 전에 쥐 덧 설치를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은 아들이 맡았다,
덧에 멸치와 잘 먹었던 사탕을 함께 놓고 쥐가 다닐 만 한곳에 살짝 놓았다.
아들은 분명 오늘밤엔 끝장이다, 라고 하면서 두고 보란다.
제발 들어 있어라 이젠 더 이상 스트레스 받는 것도 오늘밤이 끝이길 바란다,
다른 날 보다 좀 일찍 가게 문을 열어 혹시나 하고 쥐 덧을 살펴보았다.
야호! 드디어 잡혔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지만 얼마나 신나던지 잠자고 있던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이 소식을 알려주었다,
이놈의 생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어딜 감히 노려보고 있는 거야. 그동안 너 때문에 손해 본 것을 생각하면 너를 능지
처참을 해도 화가 안 풀리는데. 처치를 하려면 이놈을 죽여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나는 모기약통을 들고 쥐 덧을 향해 마구 분사를 해댔다.
,너는 너에 죄를 알렸다. 이 사약을 내리노니 받으라. 칙칙칙 드디어 나는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에서 해방이 되었다.
작은 미생물 하나로 인하여 받는 스트레스도 무시 못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젠 아침에 가게에 나와서 스트레스 안 받으니 하루 일을 시작 하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나는 너에게 사약을 내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