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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관에 맞장뜨다(4)-공무원이 이래도 되나?-


BY 한이안 2013-04-14

중도금을 넣어주고 부동산에 다녀온 지 며칠이 되어 가네유.

알아봐야지 하면서도 마음이 미적거리는 모양새여유.

마음은 껄쩍지근헌디 귀찮아유.

껄쩍지근한 맘 때문에라도 더는 미적거려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만유.

하던 일을 잠시 그만뒀어유.

그러고는 인테넷에 들어가 은진면사무소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었어유.

논에 복토를 하려고 한다 했어유.

그렸더니 관련부서로 전화를 돌려줘유.

근디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나유?

전화번호를 남겨놓고 전화를 끊었어유.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리려구 했어유.

근디 한 번 시작을 하니께 궁금혀서 견딜 수가 없더라구유.

그래 강경읍사무소에 전화를 걸었어유.

알아보는 거야 어디서 알아보면 어때유?

다들 대답은 같을 텐디 말여유.

논에 복토를 하려구 한다 했더니 이번에도 관련 부서로 연결을 해줘유.

그래 논에 복토(정식명칭 성토, 매립)를 할 거처럼 이것저것 물었어유.

그렸더니 논산시청에 문의하라며 시청 관련부서 전화번호를 불러주더라구유.

전화받는 신호가 오더니 논산시청 00과 아무개라는 말이 건너와유.

지는 다시 논에 복토를 할 거처럼 문의를 했어유.

그렸더니 몰라유.

지가 설명을 허니께 성토라고 정정해주더구만유?

어쨌든 지는 성토를 할 것처럼 문의를 했어유.

그게 제일 확실할 거 같았거든유.

아파트를 사고팔 때 거꾸로 부동산에 시세를 먼저 알아보고 거래하듯 말여유.

개발법과 농지법을 들어 설명을 허는디 낯설더라구유.

그려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유.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라 낯설어서 그렇지 내용은 간단했어유.

연접토지보다 높게 성토할 때는 00법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허구,

50cm이상 성토를 할 때도 00법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허구.

대충 그런 말들이었구만유?

그 얼마 안 되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판단이 되더라구유.

지가 계약한 땅은 신고만 허고 매립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말여유.

시청에서 말한 것들 모두가 걸려유?

허가를 받고 매립을 했어야 혔어유.

결론은 불법으로 매립했다는 거지유.

다시 한 번 확인 차 전화를 걸었어유. 그렸더니 다른 부서에서 받아유.

지가 운을 떼었더니 관련이 있는지 설명을 해줘유.

같은 내용이더라구유.

더 알고 싶으면 관련 법규를 인쇄해줄 테니 시청으로 나오래유. 그러마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어유.

그런 다음 바로 내용증명 2부를 작성했어유.

하나는 매도인 측에, 다른 하나는 부동산 측에 보내는 내용증명 말여유.

미적미적 할 수가 없더라구유.

생각나는 대로 컴퓨터로 쳤어유.

그런 다음 한 번 읽어보고 말았어유.

고쳐 쓰기나 글다듬기 같은 걸 할 여유가 없드라구유.

그려 그런지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께 문장이 어색한 곳이 여러 군데 눈에 띄더만유?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유.

원만히 처리를 해줄 거라 생각했어유.

그런 마음으로 지 하던 일을 했지유.

대신 한없이 들떴던 마음은 팍 가라앉고 말았어유.

기분이 너무 좋았던 게 탈이었나 봐유.

앞으론 좋아도 너무 드러내면 안 되겄어유.

공무원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것도 어이가 없어지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