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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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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날!!!


BY 시냇물 2013-04-13

 

 ㅎㅎ 내가 된장을 다 담다니....

 

 내 생애 처음으로 장을 담궜다 그것도 된장을,

 

아, 나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지난 번 지인에게서 사온 메주를 잘 말려 정월에 우선

 

간장을 담궜다

 

지인이 가르쳐 준대로 소금물에 계란 띄워 위에가

 

500원짜리 동전만큼 보이면서 동동 뜨면 염도가 맞는거라고

 

하루 전날 소금물을 풀어서 계란 넣고 염도 맞춘 걸

 

깨끗이 씻어 놓은 항아리에 붓고 빨간 고추 띄우고,

 

숯을 빨갛게 달궈 집어 넣으니 \'치지직\'하면서

 

금새 가라앉아 버렸다

 

깨도 띄우고 햇볕 잘 드는 곳에 지금까지 두었더니

 

\'오~~잉\' 간장을 많이 안 먹을거라고 너무 물을 조금 했나

 

그만 된장이 자꾸 물밖으로 나오는 것이라

 

들여다 볼 때마다 마음이 안 놓였다

 

남편이 만들어 준 대나무 삼발이를 넣고 꽉 눌러놓았더니

 

다행히 조금 덜 뜨는 듯 싶었다

 

날좋은 날을 기다리다 오늘이 마침 맞을 것 같았다

 

아침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옥상에 올라갔다

 

우선 메주를 건져 놓고 다른 그릇에 삶아 놓은 콩 으깬 것과

 

합쳐 간장물을 부어가며 팍팍 치댔다

 

아직 몽글몽글 덩어리도 있는데 그래도 손으로 꽉꽉 주무르니

 

덩어리가 제법 풀어지는 듯 했다

 

간장 담았던 항아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클 것 같아

 

어제 부랴부랴 자그맣고 예쁜 항아리를 하나 사서 씻어 놓은데다

 

고추씨 간 것, 청국장 가루를 넣어 잘 치댄 된장을 덩어리로

 

만들어 떠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꼭꼭 눌렀더니

 

작은 항아리로 하나가 되었다

 

이제 잘 숙성되면 맛있게 먹을 날만 기다리면 되는건가?

 

베보자기를 씌우고, 유리 뚜껑까지 덮어 옥상 햇볕 잘 드는

 

곳에 항아리를 내놓으니 마음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내 평생에 이렇게 된장까지 담그게 될 줄이야!

 

남편은 이런 나를 보고 \'용감하다\'고 한다

 

이런 칭찬인가 뭔가?

 

조금씩 사다 먹는 된장은 헤프고, 또 그 출신성분이 극히

 

의심스러운지라 이제부터는 지인의 도움으로 내 손으로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 간장을 먹을 것이다

 

마음을 먹는다

 

뭐, 아직 내 나이 60도 안 되었으니 이만하면

 

주부 자격은 충분하지 않을까? ㅎㅎㅎ

 

부디 된장이 맛있게 익기만을......

 

                               (과연 맛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