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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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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관에 맞장뜨다(1)


BY 한이안 2013-04-10

토지 매매 계약을 했어유.

충남 논산시 은진면 교촌리에 있는 땅여유.

논인데 흙을 퍼다 매립을 해서 밭으로 쓸 수 있는 땅이구만유?

집에서도 가깝구유.

 

등기부등본을 보니께 깨끗혀유.

매립은 신고만 혀도 되는 조건이라 그리 했다구 하더라구유.

거게다 땅주인이 국토해양부 공무원이라잖아유?

망설일 이유가 없었지유.

설마 국토해양부 공무원이 법을 어기겠어유?

 

그려 계약을 했어유.

 

가슴이 한없이 벅차오르네유.

난생 처음으로 지가 번 돈으로 산 지 땅여유.

감개가 무량해유.

처음 집 살 때도 그렸는디 땅을 살 때도 마찬가지네유.

 

지 머릿속이 마구 들끓어유.

상추가 자랐다,

토마토가 달렸다,

콩을 털었다가 

우수수를 땄다다,

고구마가 줄줄이 줄기에 달려 나왔다,

땅콩이 후라이팬에 들들 볶였다 하고 말여유.

 

지 아부지가 농산꾼이었어유.

그려 그런지 지는 흙이 싫지가 않구먼유?

어딜 가다 흙 좋은 땅을 보면 그냥 욕심이 나유.

그런 땅을 보면서 지 혼자 맘으로 이것저것 심어보기도 허구유.

 

지난 가을에는

베란다 난간에 상추랑 쑥갓을 심어 먹기도 했어유.

근디 얼매나 감질나던지유.

그래 자그마한 거라도 내 땅을 사자 마음을 먹었어유.

 

그려 인터넷을 들어가 땅을 보기 시작했다는 거 아녀유?

여기저기 많이 봤지유.

텃밭처럼 가꿀 땅을 찾기가 쉽지 않더만유?

생활정보지도 가져다 들여다보기도 했어유.

그런 수고 끝에

오늘 자그마한 땅을 구입하기로 하고 계약서를 작성했구만유?

 

큰 땅덩어리도 아닌디 요리 좋을까유.

꼭 횡재한 기분여유.

내 이름으로 된 땅을 갖게 된 게 이리 좋은 건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구만유?

하늘을 나는 기분여유?

이젠 시장통을 누비고 다니며 이것저것 촌부들이 가지고 온 것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되겄어유.

 

오늘 지 행복 한가득이구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