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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어 가는 딸을 보면서


BY 햇님 2013-04-08

엄마가 되어가는 딸을 보면서

 

‘엄마! 배넷 저고리는 몇 개 사요’

‘아기 이불은 어느 것을 사야하고 옷은 어떻게 몇 개를 사야하나요‘

요즘 딸아이는 너무 바쁘게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어느새 임신 5개월째 한창 태동을 느끼는 행복한 요즘이다,

점점 배가 불러가는 딸아이를 보면서 대견하고 기특하여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32년 전 내 뱃속에서 저렇듯 엄마에게 행복을 주며 커가던 딸아이가 이젠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으니 감회가 깊고 마냥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입덧으로 며칠간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순하게 지난 것 같아 태어날 손자 녀석이 아마도

효자가 나올 모양이다.

5개월 된 녀석이 벌써부터 엄마를 뻥뻥 차며 열심히 움직이면서 건강하다는 표시를 한단다.

그럴 때 마다 딸은 전화를 하여 ‘엄마, 가을이가(태명이다) 기분이 좋은지 아주 신이 났어요.

 깜짝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리모컨을 놓칠 정도에요’

딸아이의 목소리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행복한 웃음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그런 딸을 보면서 32년 전 나를 회상해 보았다.

결혼 이튼 날부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던 나는 첫 아이도 그랬지만 둘째 역시도

임신을 하고 입덧이라는 걸 느껴보지 못 하고 아이들을 낳은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항상 긴장을 한 탓으로

입덧을 해도 다만 그 느낌을 내색 못 했을 뿐이지 싶다.

뱃속에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는데 남들이 다 하는 입덧을 나라고 왜 안 했겠는가.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남편에게 말도 못 하고 지금 생각하면 나도 참 미련했구나.

라는 걸 새삼 안 것 같아 피식 웃어 본다,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제발 순 하게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고 음식을 먹고 나서

힘겨워 하며 토하는 딸아이가 엄마가 바라보는 마음은 안쓰러우면서도

나는 그 모습 까지도 마냥 기특할 따름이다,

딸아이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출산 준비물을 하나씩 장만 하러 다니면서 어쩜 그렇게

아기용품들이 다양하고 별별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는지 내가 두 아이들을

키울 때만 하여도 이런 제품들이 나오리라는걸 생각이나 했을까.

앙증맞은 신생아 배넷 저고리를 만져보고 또 만져보고 참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물건을 살 수 있는 행복을 안겨준 딸아이가 너무 고마웠다.

임산부들이 쓰는 물건들도 참으로 신기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연예인 맘들이 끌고 다녀서 인기 폭 팔인 유모차 매장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예비 엄마들이 북적대고 있었으니 한 심 할 따름 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비싼 거나 싼 것이나 별 차이가 없는 듯 보였는데 단지 연예인이 쓴다고

달려들어 흉내를 내려 하니 그야말로 뱁새가 황새를 쫓는 격이다,

딸아이라고 왜 그런 물건을 쓰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조금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싸고 실속 있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었다.

진즉부터 선배 맘들이 쓰던 물건들을 내려 받기 하여 벌써 여러 가지 용품들을 챙겨다

놓았다고 하면서 중복되는 물건 안 사려고 꼼꼼하게 체크를 하면서 준비하는 모습이

엄마 될 자격이 충분 하다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니 마음이 뿌듯해진다.

.쓸데없는 허영심에 남편들은 등골이 휜다며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하는 딸아이가

정말 예쁘고 대견 하였다.

자기 아이에게 유명제품을 사 주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지 그렇지만 자신에게

맞게 살아야 하고 앞으로 아이를 키우려면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가야 할지

계산이 안 나올 정도인데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외제에 고가에 고급 상품으로

준비 하는 모습은 어쩐지 눈에 거슬리는 모습이었다.

좋은 상품으로 휘감아 키우는 아이 보다는 심성 착한 아이로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더 보람이 있고 부모로서 할 도리이다. 라는 내 생각에 딸아이도 같은 마음이라며

싸고 좋은 아이 물건을 고르는 사랑스러운 딸 그리고 그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사위가 있어서 태어나는 아이는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생각이 옳고 마음이 바른 사위와 딸 그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가 난 너무 기다려지고

할머니란 수식어가 또 하나 붙는 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많이 보고 싶어진다,

이제 6월이면 우리 곁에 올 사랑스러운 아이를 기다리면서 아직은 다 못 한 출산 준비를

딸아이와 손잡고 다니며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