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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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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청춘들


BY 그대향기 2013-03-28

 

 

 

지금은 수련회 중이다.

오늘도 모대학 영어영문학과 학과 전체 수련회를 하고 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탐나는 시기일런지도 모르겠다.

얼굴은 막 피기시작하는 봄꽃송이같이 탐스럽다.

온 몸에는 펄펄 끓는 혈기가 느껴진다.

발걸음은 씩씩하고 목소리에는 모든 것이 다 가능할 것 같은 믿음이 깃들어져 있다.

배식을 하고 있노라면

\"맛있게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맑고 힘찬 그들의 인사에  그저 입꼬리가 올라간다.

 

요즘 아이들은 채소반찬을 별로 안 좋아해서 식단을 짜면서 늘  고민하게 된다.

멸치 다싯물을 내면서 대파와 양파 다시마를 듬뿍 넣는다든지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하면서 채소를 골고루 넣고 볶기도 한다.

된장찌개를 끓이면서는 감자와 두부를 그리고 풋마늘을 국자가 안 돌아 갈 정도로 넣는다.

짜장밥을 하면서는 파프리카와 양파, 그리고  고명으로 오이채와 옥수수알을 푸짐하게 올려 주기도 한다.

내가 할 일은 맛있는 밥을  짓는 일이고 학생들은 맛있게 먹어주면 감사할 일이다.

수련회 마지막 날 잘 먹고 간다는 인사 한마디면 2박 3일간의 모든 피로가 싹 가신다.

 

식판을 들고 두세번씩 받으러 오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 학생들을  눈여겨 보면 몸매가 오동통하고 건강해 보인다.

지나친 다이어트로 휘어질 듯한 가녀린 몸매를 자랑하는 여학생들도 자주 눈에 뛴다.

편식도 심하고 밥먹는 걸  극도로 자제하고 겁내한다.

이런 여학생들을 대할 때 마다 슬프다 못해 그들의 어리석음을 일깨워 주고 싶어진다.

충분히 골고루 잘 먹고 열심히 그 에너지를 태우며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 좋으련만

굶는게 일상화 되어 있으니 어쩌면 좋을꼬?

 

그런 아이들에게는 영양의 불균형으로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노인들에게나 있는 줄 알았던 골다공증도 젊은 애들한테도 찾아 온다니 참....

날씬하고 가느다란 몸매도 좋지만 건강이 우선이 되면 좋겠다.

건강한 20대가 건강한 30대 40대 그 이후세대도 이어지는거라고 믿는다.

우리 둘째는 학교에서도 대식가로 소문이 나 있단다.

공기밥 2개는 기본이고 교수님들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공기밥을 3개나 먹었다니 알만하다.

다행히 둘째는 소화기능이 아주 우수한 편이고 허리는 잘록하고 군살이 별로 없는 축복받은 몸매란다.

 

먹은대로 살이 쪘다면 굴러가는 몸매 일수도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둘째는 군살이 별로 없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하기사 그렇게 빨빨대고  나라 안이 비좁다고 돌아다니니 살이 붙어 있을 시간도 없겠지.

다행한 일은 우리 아이들 3남매가 다 살이 별로 안 찌는 체형이라 먹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덩치는 내가 좀 있고 남편도 슬림한 편이다.

안 먹어서 속 끓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도 정상에서 조금 벗어날 정도로 살이 찐 아이들이 있었더라면

먹는 걸 조심시키고 스트레스를 줬을까?

 

어느 나라는 먹을게 없어서 뱃가죽이 늘러 붙어서 죽어나가는데

여기는 먹는걸 거부하고 있으니 불공평하다.

그들에겐 기초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데 여기는 안 먹겠다고 도리질을 한다.

그들은 그 나라에 태어난게  불행이고 우리는 풍족한 나라에 태어난게 축복일런지.

축복을 건강하게 누리며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다른 일로 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안 먹고 덜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기 보다는 먹으면서 씩씩하게 건강해 졌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의 2세를 위해서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