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무겁고 목근육이 뻐근하다.
허리는 유연성을 잃었다.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자연스럽게 끄응~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쇼파에 한번 앉았다가는 옆으로 픽...쓰러지고 싶은 마음 꿀떡같다.
대학생들 500명.
2박 3일의 수련회가 끝났다.
새벽 5시 30분에 주방에 들어가서 밤 9시에 나오는 일정을 마치고나니 에구구구구...
나도 늙어가나보다.
전에 없던 피로감에 자꾸만 가라앉는다.
안 챙겨 먹던 건강보조식품들을 악착같이 챙겨 먹게 된다.
여기저기 쑤셔대는 몸뚱이가 야속한건지 혹사시키는 내가 야속한건지 모르겠다.
이 생활 벌써 20년째.
이제는 슬..슬...꽤가 나려고 한다.
수련회가 없는 날 할머니들만 챙겨 드리면 참 좋겠다.
그 일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닌데 가마니 밥을 안해도 되니 살만하다.
무거운 밥솥을 들어올리지 않아도 되니 덜 고단하다.
사람들이 자주 바뀌니 쉴새없이 설명하고 검사하고 챙기느라 입도 바쁘다.
내 손으로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일 자체가 즐거웠는데 이제는 일이 버거우려고 한다.
아직은 손을 놓기가 이른 시기다.
아이들 공부와 노후문제를 좀 더 돈독하게 해 놓고 편안하게 쉬고 싶다.
남편 혼자 감당하기엔 현실이 너무 벅차다.
큰 도음보다는 같이 일한다는 단순한 생각이 남편한테 짐을 덜어주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힘들어하면 나도 힘들다.
큰 흐름을 트기 보다는 작은 실개천들을 모두는 역할이지 싶다.
노동은 늘 신선하다고 본다.
노동의 댓가는 더 소중하다.
일할 수 있는 건강에 늘 감사하며 살았다.
다른 여자들보다 큰 덩치와 강한 힘에도 감사했다.
그래서 행복했다.
그리고 행복하다.
그런데 작은 균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울하지는 않은데 자신감에 상처를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