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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사다


BY 마가렛 2013-03-08

 

봄을 사다?

 

며칠 날씨가 포근해져서 봄나물이 생각난다.

은행과 피부과가 있는 큰 역까지 걸어가 본다.

봄 향기로 딱 걷기 좋은 날씨다.

도로변에 봄이 왔어요~ 구경 하세요~ 하면서

좌판에는 요거조거 많이도 얼굴을 내밀고 각축전을 벌인다.

가던 길 멈추어 곰피, 홍합, 파래, 달래, , 시금치, 풋고추...

많이도 주워 담으니

장바구니 위로 시금치가 얼굴을 쏙 내민다.

배추잎 1장과 천원권 2장으로 이렇게 푸짐하다.

어느새 마음이 부자가 되어 발걸음도 사푼사푼 가볍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편하긴 한데 덤도 없고 가격도 노점보다

비싸다.

그렇지만 집 바로 앞에 있기에 종종 이용하는데 오늘처럼 이런

낭만은 부족하다.

 

쑥국은 친정엄마가 끓어 주시는 것처럼

멸치 육수를 먼저 끓이고

쑥에다 밀가루를 살짝 입혀서

육수에 된장과 마늘을 넣고 끓이다가 쑥을 마지막에 넣으면 완성이다.

국그릇에 담을 때 송송 썬 대파 몇 개 얹으면 그게 바로 고명이다.

 

달래는 솔직히 다듬기가 귀찮아서 꼭 티비를 시청하면서

다듬는다. 오늘은 섬초 까지 꼬리를 잡고 따라온다.

그래 편하게 앉아서 쉬엄쉬엄 휴식도 취하면서 일하자.

잘 씻은 달래는 먹기 좋게 잘라서

간장, 식초, 매실액, 마늘, 참기름, 참깨를 넣어서 살살 버무려주면

으음 벌써 봄이 내 입에 가득하다.

 

주부란

이런 작은 일로 행복하다.

내가 정성껏 손으로 조물조물한 반찬을 만들면서

맛을 보면서 맛있다! 하면서 가족이 맛있게 먹는 그림을 그리면서

웃을 때 뿌듯하고 행복하다.

봄이 왔어요~

행복도 함께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