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지나고서 수고한 내게 선물을 주는 의미로
혼자 영화를 보고 왔다
평일이라서 사람도 많지 않아 한가롭게 2시간여의 시간을
즐겼다
딸램들이 그 영화를 보고는 엉엉 울었다길래
대체 얼마나 슬픈고 싶어 혼자서 간 것이다
가끔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혼자의 시간을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으니까....
지능이 좀 모자라는(정신지체) 아빠가 딸과 사는데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아니 의도할 수 없었던
일에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었길래
자기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유괴살인, 강간추행의 범인으로 몰린 것이다
그걸 보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가 단지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그들을 대하지는 않았나 싶어
가슴이 찔리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그들은 단지 정신이나 신체 능력이 부족할 뿐이지 나쁜 사람도 아니고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도 아닌데 우리는 그걸
우리가 우월한 양 그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비양심을 저지르고 있기에....
자기가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 쓴 채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할 운명 앞에
갑자기 무서워진 아빠가 잘못했다며 싹싹 비는 모습에서
그만 눈물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과연 그는 무엇을 잘못했을까?
누구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지금도 활개치고 살며
오히려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며 출세를 하고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자기의 정당한 권리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소녀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사고일뿐이었는데....
그래도 우리는 양심을 지니고 또 희망을 품으며
세상을 살아가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