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십자수가게를 그만두고 심신이 너무 지쳐있어서
\'엄마가 뿔났다\' 에서처럼 나도 안식년을 용감하게 선택했다.
친정으로 돌아갔다. 엄마에게로....그리고 평안한 나름대로의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서 부산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여성인력개발센타에가서 상담을 하니 여러가지 이런저런 직업들을 상담해주고...
그러던중에 하모니선생님제도가 있다고 해보지않겠냐고 하길래....(50세~60세까지)
하모니 (harmony ) 다 알겠지만 서로 조화롭게 화합하며의 이런뜻...
유치원에서 손주같은 아이와 할머니세대가 즉 신,구세대 어우러져서 아이들은 할머니의 정을 배우고
할머니는 손주 돌보듯 어린이들을 보살피고 유치원선생님의 보조업무도 도우고 하는 직업이란다.
선택했다. 보육교사의 꿈도 늘 있고해서 (사실 다음에 손주 잘 키워줄려는 욕심도 있었다. )...
단, 사회적 일자리라 계약직이라고한다. 계약기간 6개월...10시출근에 오후3시까지...
괜찮았다. 몸에 너무 무리하지도않고 보람도 있을거 같아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선택했고....
근데 어린이를 돌보는 일 이라 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왔다. 초등학교에 소속된 병설유치원인데
몇명의 지원자가 있었고.... 내가 무사히 심사에 통과되어 하모니선생님에 합격이 되었다.
내가 들어가기전 하모니선생님은 나하고 동갑이었는데 실지 손주도 있고 할머니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랬는지 아이들이 할머니선생님이라고 불렀단다. (54세쯤 ) 근데 난 할머니가 아니라 이건 뭐,
철딱서니 없는 40대후반 아줌마로 어린이 눈에 보였는지 절대로 할머니선생님이라고 부르질 않았다.
하모니선생님발음이 어려우니까 나중에는 하모니카선생님이라 불러댔다. 그래도 난 신났다.
\'\"하모니카 선생님, 몇살이예요 ~ ?? \" 예닐곱살의 아이들이 물어올땐 뭐라 설명을 해야할지....
아이들은 왜 나이를 잘 묻는지 ㅋ 지네들이 어떻게 알아 ? 숫자의 개념을 ㅎㅎ
유치원 어린이의 생활을 써볼려니까 장황하게 얘기가 길어지네...
엄마들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놓고 노심초사 하는것 같고 우리아이가 생활을 잘할까
걱정이 많은거 같아 .... 그러나 의외로 아이들은 유치원 선생님의 말씀을 초롱초롱 한 눈으로
하나하나의 가르침을 잘 받아드리고 어쩜 그렇게 순수한지...
옷을 아무리 예쁘게 잘입고 똑똑하여도
예의가 바르며 꼼꼼히 수업을 잘 따라하는 아이가
정말 정이갔다. 점심시간 식판을 바르게 잘 들고 줄을 잘 서서 밥을 어여쁘게 받아가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암만 가르쳐도 식판 제대로 들려고 하지않는 어린이도 있고...이 어린이에게 사실은 더 정성을 쏟는다.
밥먹을때도 꼭꼭 씹으며 깨끗하게 먹어야되요 ~ 하는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어린이가
선생님의눈에는 더욱 예쁘겠지만....
유치원선생님은 정말 천사 같았다. 이 모든 어린이들을 아우르는데 어떤때는 선생님의 힘듦이 보였다.
이럴때는 내가 나선다. 할머니선생님이니까 ~ 그렇다고 엄하게하면 아이들이 다가서지않고...
그렇다고 느슨하게 맘 좋고 자상한 할머니선생님역할을 할려니 도우미정도로 격하 되버리고...
아이들은 금방 알아차린다. 어찌되었던 난 유치원에서 신나게 어여쁘고 귀여운 어린이들과
생활하며 선생님을 도와서 가지고 있는 손재주로 학습도구도 만들어주고
애들에게 종이접기책을 같이보며 만들기도하고, 딱지도 많이 만들어주며 같이 놀아주고
책읽기는 물론이고 어쩌다 실수하는 어린이 옷도 갈아입혀주고 미처 선생님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곳에서 보조교사로서 아이 한명한명에게 정성을 쏟아주었다. 여자어린이와 소꼽놀이도 많이했다.
낮잠이 오거나 아픈 어린이는 포근히 않아서 재워주기도하고.....항상 사고가 나면 안되까
눈, 귀 열어두어야 한다.
화장실예절도 가르치며 치약도 짜주고 그러면 애들은 치카치카해가며 하모니 선생님과같이
칫솔질도 했었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은 칫솔을 자기이름있는곳에 컾과칫솔을 가지런히 잘 넣어둔다.
이렇게 아이들은 생각보다 유치원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받아드리고
유치원선생님이야말로 그 아이가 어떻게 성장되어질지
가장 중요한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든다.
이런책이 생각난다. 1989년작 로버트풀검 ; 내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지금도 이제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계속 유지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
글을 써본다. 그때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잊지 못하겠다.
유치원에서 나도 많은것을 배웠다.
이렇게 결혼생활의 세번째 직업과 이별했다.
그래서 행복했었다. ^^
내가 즐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