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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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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가 사람 잡네 ㅜㅜ


BY 시냇물 2013-01-22

 

말로만 듣던 임플란트 시술을 요즘 남편이 받고 있다

지금 3주가 넘도록 밥을 못 먹고 죽으로 살고 있으니

이게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워낙 이가 부실하여 그동안 벼르기만 하다가

남편 친척조카가 하는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시술을 하는데

아직 임플란트는 하지도 못하고 그 준비 작업만 해도

상상 초월이다

 

3주 전에 진료를 받으니 아랫니는 쓸만한 게 없어 다 빼야 한대서

그날로 몽땅 아랫니를 다 빼니 그날부터 밥을 못 먹고

계속 죽으로 살고 있다

 

어쩌다 아플 때 며칠 만 죽을 먹어도 몸에 힘이 없는데

젊은 사람도 아닌 노인이 이게 될 일인가?

 

게다가 임플란트 하기 전에 우선 임시틀니를 만들어 준다하여

지난 주에 가서 그걸 끼어 보니 잇몸에 뼈가 없어 그 틀니가

붙어 있질 않고 말만 해도 그냥 쑥 빠져 버리니

이 또한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일단 틀니를 갖고 와 일주일을 지내고 오늘은 그 틀니를

지탱할 수 있는 앞쪽 두 개의 임시 임플란트를 한다고 했는데

진료를 받고 나온 남편은 입에 잔뜩 거즈를 물고 있어

말도 못하였다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 집에 와서는 서로 말도 못하고

필담을 나누었다

나 역시 오늘의 상황이 궁금하였는데 그걸 글로 써서

얘길 해준다

 

오늘은 남아 있는 뼈를 정리하고 임시 임플란트를 심느라

살을 잡아 꿰매서 몹시 아프다며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니

내 몸이 다 아픈 것 같았다

워낙 잇몸 상태가 안 좋아 조카도 고민을 한다하니

말만 들어도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비용 또한 만만치가 않아 이건 돈이 돈이 아니다

돈도 돈이지만 일단은 진료 받는 동안 사람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고 또 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으니

이가 좋은 것이 오복 중의 하나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올 한 해는 이렇게 임플란트 시술로 다 보낼 것 같다

아랫니를 하는 것만도 6개월은 족히 걸릴 것 같은데

윗니는 뼈가 종이장처럼 얇아 의사 입장에서도

도저히 답이 안 나와 연구중이라고 했다하니

걱정이 많이 된다

 

치과에서 진료에 대해 설명을 듣기만 해도 나는

겁이 나던데 과연 나이 든 사람이 그 긴 시간을 어찌

견뎌낼 지 난감하다

 

오늘 임시 두 개 시술한 임플란트 만으로도 고통인데

앞으로 하루에 8개나 심는다면 휴 어찌 견딜까?

 

말도 못하고 입에는 거즈를 잔뜩 물고 있는 남편을

보니 하룻새 부쩍 더 늙은 것 같고, 아랫니가 없으니

입이 홀쭉해져 더 노인같이 보여 불쌍해졌다

 

3주내내 영양죽을 끓여 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뭐라도 먹게끔 해줘야 영양부실이 안 될 것 같아

나름대고 신경을 많이 써서 좋다는 걸 골고루 넣어

죽을 끓이고 있다

매일 죽만 먹는 사람은 얼마나 지겨울까?

못 먹는 사람 앞에서 나 혼자 우걱우걱 먹기도 미안해서

오늘은 나 역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말았다

 

앞으로도 갈 길이 먼데 자칫 건강 해치지 않도록

음식에 더욱 신경을 써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