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4월 나는 새색시가 되어 시댁과의 깊은 인연이 시작 되었다
남편이 너무 좋다기보담 내가 의지하며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컸으며
친정의 엄한 분위기와 여러문제로 해방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도
겁없이 친정부모님과 투쟁(?)을 하며 내가 이긴 셈이 되었다
친정 어머니는 매 순간 내게 무언의 고문을 하셨지만
나는 그야말로 무시 해 버렸었다
상견례서 처음 우리 형님을 뵈었고 가날프며 하얀피부의 미인이신
형님이 아름답단 생각하며 남편은 바빠서 혼자 오신거라 생각하기도
결혼식에도 형님 남편은 뵐 수 없었고 우리 첫아들 돌 잔치도 집안의 여러행사도
1년 넘게 뵙지를 못하자 나는 궁금함을 도저히 못참고
남편에게 묻게되고 기막힌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 형님은 나보다 아홉살이 위신데 남매를 둔 어머니고
배속에 또 아기를 가진 내눈엔 어른이셨다
우리 시댁은 종로구 계동 토박이로 형님은 중매로 명륜동으로
시집을 가셨는데 부리는 사람이 둘이나 있어도 할 일이 태산이며
맏 며느리로써 힘들게 가법도 익히셨다 들었다
결혼 두해지나 형님 남편분의 이상스런 행동들에 형님은 놀라시며
그렇게 시작된 형님 시집살이와 신혼의 몇년을
우리 시부모님도 모르신 체 고통의 시간들을 보내신 모양이셨다
수시로 남편에게 구타를 당해도 형님 시부모님은 묵인하셨으며
집안이 시도 때도없이 아수라장이되고 형님의 시부모도 시동생도
형님 남편에게 구타와 행패를 고스란이 받으신 모양이셨다
원래 총각 때 잠시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으나 곧 정상적인 생활을
하셨기에 결혼을 하신 모양이였다
형님의 시댁부모님은 비밀리에 당신아들이 예전처럼 정상인이
될 것을 믿으며 맏 아들이 완쾌 되기만 기다린거라 말씀하셨다니
우리 시부모님의 상심이 오죽 하셨겠는가
형님의 부군은 경기고등과 서울대를 거친 상 엘리트셨으니
얼마나 크고 많은 꿈도 장래도 희망도 원대했을까?
결혼후 병세가 심해지며 하루에도 수 차례씩 집안이며
가족들에게 난폭함을 보이신 모양이고
결국 양가부모님의 비장한 각오로 지방에있는 병원으로 입원치료를
시작하며 호전되어 퇴원하면 또 시작되시고를 수년간 반복하며
아예 평생 병원비를 한번에 그 당시 수억을 치뤘다고 남편에게 들었다
형님은 큰 살림하며 매를 맞아가며 병든 남편 수발에 사방서 지켜보는 시댁의
많은 눈들을 의식하며 입도 떼지 못하고 독수공방 신혼시절을 보내며
남편이 가끔 집으로 외출을 나오면 그때마다 며칠을 못 넘기고
다시 급히 병원으로 보내지곤 하셨다고한다
희한하게 그 와중에 자녀를 셋이나 얻은 우리 형님은
오직 세 자녀가 형님의 등불이며 낙이셨다고도
아이 셋 딸린 며느리가 혹여 딴 생각을 할까봐
형님 시부모님은 주야로 형님을 지키셨으며 시동생도 한몫 거드시고
형님은 술을 배우셨으며 언제나 위장장애로 시달리시던
오래전 기억이 지워지질 않는다
형님의 남편을 나는 아직 뵌 적 없다
우리시댁에선 형님의남편 얘기는 금기사항이며
우리어머님께 단 한번도 고모부 이야기를 들어 본적도없다
형님은 아들과 딸 둘을 두셨는데 사십 중반인 아들도 사십 초반인
딸도 아직 독신이며 막내 딸만 몇해전에 신앙 깊으신 권사님댁
며느리가되어 잘 살아내고있다
미국사는 둘째시누님 딸이 결혼하고 한국에 지난 주일 인사오는 날이라
모두 모여 추수감사 주일예배는 어머님과 수원서 함께하며
우리형님 뵈서 나는 더욱 감사한 주일이였으며
이제 그 모든거 훌훌 털고 사시는 우리형님의 밝고 건강한 얼굴에
기쁨과 감사가 느껴져서 보는 나는 더 감사하며 기쁘다
우리형님은 시댁에서 그 많은 유산을 당신 이름으로 단 한푼도
못 받으셨고 대신 큰 조카가 대표로 받아선 수 년간 사업하다
아파트 한채 남기고 날아갔지만 형님은 개의치 않으셨다
예전의 감시의 눈도 거둬지고 치매드셨던 시부께서도 돌아가시고
지금은 시모님 계신 집으로 형님 스스로 들어가 모시고 사신다
형님 남편은 지금도 건강히 요양원서 계시며
당신 부모님이 살아계신지 떠나신지도 모르신체
당신 혼자 세계에서 행복해하며 사시는것 같다고
몇 해전 면회 다녀온 남편이 얘기해줬다
고모부는 남편을 보며 아무개씨 아니요?라고 묻더란다
스물 셋에 결혼해서 지금 예순 아홉이신 우리 형님
이렇게 살아오신 우리 형님을 같은 여자로써 아파했으나
형님은 아픔을 아프다 표현하지 않으셨고
그저 많은걸 가슴에 담고 계시는 것 같으다
어머니로 며느리로 아내로 제자리 지키신 우리형님이
하늘같아 보이며 사랑하며 존경스럽다
그리고 말씀 안하셔도 우리어머니도 많이 아프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