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219

손녀의 돌잔치


BY 시냇물 2012-11-19

 

갑작스러운 사고로 미뤄졌던 손녀의 돌잔치를

어제 일요일에 치뤘다

아직은 상처가 다 아문건 아니지만 딸램말이 돌잔치를

안 해 주면 나중에 후회가 될 것 같아 꼭 해주고 싶다고 한다

또 시부모님들도 이번에 사고를 겪어 손녀가 더 애틋하기에

그러는 게 나을 것 같다 하셨다고.

 

아침에 남편과 돌잔치 장소에 도착을 하니 벌써

사돈내외는 미리 오셔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딸램과 사위도 결혼 때 입었던 한복을 곱게 입고는

손님을 맞느라 분주하였다

손녀 역시 아빠, 엄마와 맞춘 듯한 예쁜 한복에 머리에는

조바위까지 앙증맞게 쓰고 있으니 가족이 마치 한세트 같았다

 

그래도 한 손에 감겨 있는 붕대가 또 여러 사람에게 부딪칠까

염려가 되어 조심스럽기만 하였다

사회자의 위트있는 진행으로 돌잔치가 시작이 되어

참석한 손님들이 웃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돌잔치의 클라이막스인 돌잡이때 사위가

판사봉을 잡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꾸 유도를 했는데

손녀는 덥썩 만원짜리를 집어서 어른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역시 돈이 제일 좋았나 보다

에궁, 돈이 뭔지 ㅎㅎㅎ

 

사회자가 사위와 딸램을 앞에 나오게 하여 이런저런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결혼 전 프로포즈 형식을 다시 리마인드

한다며 딸램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그때로 돌아가 보라고 하자

사위는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어 나갔다

 

담담히 읽어 나가다가 이번 일을 겪으며 둘이 마음고생을 하느라

딸램이 손녀를 다시 뱃속에 넣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자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하였다며 울먹 거렸다

자기가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지 않고 사업을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거라 생각을 한다며 그만 울컥하여

말을 잇지 못하자 앞에 서있는 딸램도 울고 가족들까지

눈물을 흘렸다

 

어려움 잘 이겨내고, 고생하는 딸램과 손녀를 위해 앞으로는

더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열심히 살겠다는 대목에서

사위의 진심이 보여 나도 마음이 짠해서 더 눈물이 나왔다

 

왜 아니겠는가, 자신의 잘못으로 손녀가 이런 고통을 겪었으니

누구보다 마음 고생 심하게 했을텐데....

 

그런 상황을 알기에 진심으로 손녀의 첫생일을 축하해 주러

온 손님들이 모두 고맙고 감사하기만 하였다

 

힘들고 어려울 때 진심이 담긴 위로가 얼마나 큰힘이 되는 줄을

이번에 나 역시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안전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가족들이 더 많이 사랑하며 행복하길 두 손 모아 간절히

빌고 또 빌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