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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을 다녀왔습니다.


BY 그대향기 2012-11-10

 

 

서유럽 9박 10일 5개국.

비수기에 떠난 여행이라 성수기 때 여행경비의 반 조금 넘는 경비로 서유럽을 가게된 것이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을 두고 이렇게 긴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프랑스와 스위스, 이태리,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독일.

비록 긴 버스여행과 짧은 관광이 좀 아쉬웠지만 그 여러 나라를 구경한다는데 얼마나 가슴 설레이던지....

여행 가방을 꾸리기 전부터 행복바이러스가 팡팡~~

첫날 12시간의 긴 비행 끝에 프랑스에 도착 하던 날 밤에 에펠탑의 야경은 여행 첫날을 충분히 감격케 했다.

세느강에 비치는 에펠탑의 불빛은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낮에는 그리 큰 감동이 없는 세느강이 밤에는 파리 어디에서나 보이는 높은 에펠탑의 불빛으로

더 할수없이 아름다운 강이었다.

세느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흘러 가 보는 멋은 밤에만 느끼는 여유와 용서 같았다.

환한 낮에 보는 에펠탑은 어느 방향으로 봐도 화보급이었다.

이곳 저곳에서 실지로 세계적인 모델들이 화보를 찍고 있었다.

개선문과 루브르박물관 내에 진열된 고미술품들  모나리자와 비너스 조각상을 실지로 보게 되어

약간 흥분이 되었지만 상상보다 작은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살짝 실망.

인산인해.

그 앞이 세계 3대 소매치기 장소 중에 하나라고 했다.

조심 또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주문같은 압력.

샹제리제 거리의 모든 건축물은 입을 다물수 없도록 했다.

우와~

으아~~

고개를 젖히고 봤던 그림과 건축들은 인간의 작품이 아니라 불가사의한 능력자의 작품인 것만 같았다.

 

 

신이 허락해야만이 가능하다는 스위스 융프라우의 만년설이 덮힌 정상

눈바람이 몰아치는 그 정상에서 바라보는 거대한 알프스의 산들은 숨이 턱턱 막히도록 아름다웠다.

산악열차를 타고 높은 융프라우 정상까지 가는 동안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잡은 스위스의 집들은

스치는 매 순간순간이 한장의 그림엽서였다.

야트막한 뾰족지붕들이 엎드려 있는 듯한 아담한 집들은 수억에서 수십억대의 집들이라고 했다.

백억대가 넘는 집들도 많다고 했다.

신축이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라니 그럴 수 밖에....

세계적인 관광지고 휴양지다보니 어마어마한 부가가치가 높은 명소가 스위스란다.

평화로웠고 시간이나 세월을 초월한 듯한 모습이 오래오래 가슴에 남았다.

학교에 가기 위해 간이역 눈 밭에서 산악열차를 기다리던 꼬맹이의 모습은 차라리 동화 속의 이야기같았다.

달콤한 스위스의 질 좋은 초콜렛의 향이 아직도 내 코 끝에 남아있는 듯 하다.

만년설과 어울려 스위스 산에 펼쳐진 단풍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이태리는 부족한 나의 말솜씨나 글솜씨로는 다 감당키 어려운 아름다운 나라였다.

국제 인종 박람회처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거리가 좁도록 넘쳐나는 나라 이태리

가는 곳 마다 밀려 다닐 정도로 관광객이 많았고 한국말이 심심찮게 들렸다.

경상도 억양에 반가워 인사하면 부산이라요`ㅎㅎ

그리고 전라도 정겨운 말투에 고개 돌려 인사하면 목포서 왔는디라~ㅎㅎㅎ

어딜가나 우리 대한민국 잘 사는 나라다 싶었다.

하루에 수백킬로를 달려 국경을 넘어야 하는 여행의 고단함도 한 순간에 날려버리는 이 반가움.

피사의 사탑 앞에서 다 다물지 못한 입은  밀라노의 호화로움과 대성당의 어마어마하고 눈부신 조각 앞에서

아예 쩌...억....벌어져 턱이 떨어지고 말았다.

바티칸을 들어가기 위해 늘어 선 긴 행렬은 우리를 절망케 했지만 뒤 돌아보면 금방 꼬리가 수십미터 이어졌다.

입장하기 위한 시간이 기본 서너시간이라고 했다.

여름에는 땀이 비오듯 하고 땡볕에 반 죽음이라니 우린 참 행운이었다.

선선한 가을에 구름이 낀 날이었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서두른 우리 팀은 한시간 정도로 단축을 했다.

바티칸 대 성당 안의 미켈란젤로의 천정화는 인간의 솜씨라기엔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것도 천정을 올려다 보면서 수년 동안 그린 그림이라니....

 

 

폼페이의 유적과 거리에서는 현대에서조차 상상하기 어려웠던 도시계획과 과학적인 설계에 감탄이 연발했다.

카프리섬의 환상적인 모습은 나라도 나중에 아주 큰 부자가 된다면 쉬어가고 싶다는 욕망이 저절로 생기게 했다.

작은 섬이었지만 세계적인 대 부호들과 헐리우드의 유명배우들이나 왕족들의 별장들이 즐비했다.

깍아지른 듯한 높은 절벽 위에 요새처럼 들어 선 초호화 별장들이 인상 깊었다.

베네치아에서는 곤돌라와 수상택시가 여행객들을 즐겁게 해 주는데 바다 한 복판을 철기둥을 세워 흙을 담고

벽돌을 쌓아 만들은 인공 섬들 위에 대리석으로 지은 아름다운 궁전들과  그리고 성당이 숨이 멎도록 많았고

그저 아름다운 섬이라고 짧은 한마디로 단정짓기에는 글이 부족하고 또 부족한 섬이었다.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다리는 차라리 천국을 오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조각이나 다리를 이은 돌들이 모두 대리석들인데 바다 중간에 그 무거운 돌들로 어찌 집을 짓고 다리를 연결했을까...

문만 열면 바로 바단데 돌로 지은 집들이.. 궁전들이... 성당들이 ....

산마르코 광장에 모여드는 비둘기며 쪽빛 바닷물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고 평화 그 자체였다.

세계 유명 명품들은 다 모여있었다.

새로 지은 상가는 없고 수백년 전, 수천년 전에 지은 고 건축물의 창을 열고 아담한 쇼윈도우를 낸 모습이

역사를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면서도  명품을 파는 진정한 명품족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백만원은 보통이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명품들이 즐비한 곳들....

건축물들만 보고와도 눈이 홍홀한데 그런 명품들을 공짜로 다양하게 구경했으니 일석다조랄지....

 

오스트리아는 국경을 넘어가면서 잠깐 들린 나라지만 대학생들이 밤 늦도록 공부를 하고

호텔이 아주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나라였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대체로 저렴한 가격으로 다니다보니 사치하고는 거리가 먼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오스트리아에서는 만족스런 호텔에서 여유롭게 잘 잤다.

넓고 아늑하고 친환경적인 실내인테리어가 싸게 다니던 지친 여행객들을 푸근히 반겨주었다.

욕조가 있는 욕실에서 따끈한 물로 마음껏 목욕을 하고 마지막 일정인 독일을 기다렸던 오스트리아

이른 새벽에 독일을 향하는 도시락에 삶은 계란을 넣어줘서 너무 반가웠던 나라

독일의 아우토반은 쓸데없는 상상을 여지없이  허물게 했다.

승용차만 속도제한이 없고 화물차와 버스는 엄연히 속도제한이 엄격한 도로 아우토반

쭉쭉 뻗은 직선도로는 드물었고 온통 구불구불 우리나라 국도같은 느낌이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한국인은 아시아나 항공기를 전세 낸 듯이 많았다.

서유럽 투어를 온 많은 팀들이 모두 이 공항에 대집결을 해서 같이 떠나니 와글시끌벅쩍...ㅋㅋㅋ

기내에서는 반가운 우리나라 어여쁜 승무원들이 반겨주지요~

기내식도 한식이지요~

우리나라말로 무슨 말을 하더라고 다 통하지요~

 

짧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아쉬움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자유여행처럼 느긋하게 골고루 다닐수 없음에 안타까웠고 현지식은 너무나 짰다.

우리 입맛에는 너무 짠 이태리 피자며 오스트리아에서의 야채 스프는 잊을 수가 없다.

갓 구워 낸 아주 맛있는 빵을 주는 호텔도 있었고 고급치즈며 베이컨에 과일까지 주는 좋은 레스토랑도 있었다.

비빔밥과 순두부찌개는 환상적이었고 돼지고기 두루치기에 상추쌈은 크하~~~

배춘지 상춘지 불분명했지만 무조건 굿~~~`

이동시간이 길어서 늦게 숙소에 도착해서 이른 새벽에 기상을 하고 다시 이동하는 일정이

더 나이가 들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이번 여행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더 자세히 더 알뜰히 기록을 남기고 싶지만 너무 길면 식상하기에...ㅎㅎㅎ

사진을 통해서 자세한 추억을 남겨 드리기로 하고 입국한 날 피로를 물리치고 타다닥.

엄청난 인내와 지구력이 필요한 서유럽투어였지만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파리의 낭만과 고전미 이태리의 화려하고 눈부심, 스위스의 몽환적인 만년설과 카리스마 넘치는 빙벽과 자존심

오스트리아의 맑고 젊은 기운 그리고 독일의 깔끔한 거리와 화려한 단풍 그림같은 고성들을 오래오래 기억하리라.

새로운 앞날을 위해 9박 10일의 여유는 결코 헛된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일하고 여유가 된다면 온 가족이 다 떠나는 가까운 동남아 여행이 되길 희망한다.

꿈은 그 꿈을 꾸는 자의 몫이라고 했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