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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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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村을 다녀와서....


BY 시냇물 2012-10-30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 지난 주 목요일

독서회 회원들과 북촌나들이를 다녀왔다

 

사실 말이 서울사람이지 북촌은 말만 들었지 실제로

어디쯤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이번에 다녀오고 나니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기만 하다

 

독서회 회원의 소개로 우리의 북촌문화문학기행을 진행해

주신 분은 시인이셨다

미리 준비해 온 프로그램을 살펴보며 안내를 따르니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동네들이 많았다

 

 가회동, 삼청동은 들어 봤지만 재동, 화동, 원서동등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지라 신기하기만 하였다

 

서울이라는 도심에 고즈넉한 분위기의 동네가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빌딩 숲 사이에 아직도 시골스런 옛정취를

간직한 곳이 남아 있다는 사실 또한 보는 사람들에게

감탄을 불러 내기 충분하였다

 

우리가 둘러 보았던 그 지역은 분명 서울인데도

한옥들이 많이 있어서인지 높은 빌딩 숲에서도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가회동 31번지 일대의 한옥 동네 풍경은 북촌5경, 6경이라는데

TV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풍경을 직접 보니 마치 우리가

드라마의 주인공인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사람들의 집터는 현재는 다 사라지고

표석만 남아 있어 아쉬움이 들었고, 윤보선전대통령의 생가, 

인촌김성수선생의 고거등은 지금도 개인이 살고 있어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겉에서만 볼 수 있기에 그냥 기념사진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현대로 이어져 오면서 편리하고

실용적인 것에만 길들여져, 옛것을 아낄 줄 모르고,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이 도시에 입혀지지 않은 것,

후손들이 지키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북촌1경부터 10경까지 있다는데 아침 9시부터 오후1시까지

쉴새없이 이어지는 코스는 다리 쉴 틈이 없으니

우리 또래의 50대 중년에게는 조금 무리다 싶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따로 또 시간을 내는 건

쉽지 않을 듯 하여 참가한 모든 회원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시인의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데 평소에 우리 문화에 대해 너무

무심했던 내 자신의 무지를 깨달을 수 있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가는 건 나를 비롯한 우리 후손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깊어가는 가을에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건 아주 뜻깊은 경험이었다

 

그리하여 서울이 빌딩 숲, 아파트라는 콘크리트의 나열,매연으로만 이뤄진

곳이 아닌 멋스러운 유산을 많이 갖고 있는 곳이라는 걸 알고나니

더욱 정답게 여겨졌다

 

마치 별볼일 없다 느꼈던 사람이 그야말로 보석같은

존재이듯이....

 

 

다른 곳으로 떠날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좀 더 애정을 갖고

차근차근 둘러보며 서울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북촌1경의 모습)

(기행의 마무리 기도 중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