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달부터 둘째가 조르던 놀이공원을 이제야 갔다왔어
안가겠다는 큰애를 겨우 꼬득여서 (사실 중3짜리가 엄마 아빠 따라가는 놀이 공원이 뭐가 재미있겠는가)
서울 랜드로 향했지
좋다 !! 너희가 원하는 놀이기구는 내가 다 타주겠노라 호언 장담을 하며 날씨도 상쾌한 사당동 거리를
달리고 있었어
작정이라도 한듯 처음으로 지목한 놀이 기구를 보고 난 후회하기 시작했지..
아니야 그때 까진 그래도 호기로 버틸 수 있다 생각했어 까짓거 그거....
숨도 못 쉬게 올라갔다 내 뱉을 타임 없이 떨어지더니 나를 사정 없이 요동치게 하더군
그게 마법의 양탄자라나 뭐라나... 내려오는데 나를 애처럽게 바라보는 남편 ....
이게 시작이라는게 더 막막했지
다음은 롤러코스터!!!!!!!!
학생때도 두려워했던.. 결국 올게 왔구나 하는 심정이었어
오히려 포기하니 마음이 담담해지더군.. 어라? 떨리지가 않네? 그래 타보지뭐 죽기야 하겠어..
하~~ 죽는게 나을 뻔 했다.
눈도 못 뜨고 사정없이 양쪽 사이드를 들이받고 360도를 도는지 고개가 들어지지 않았다..
난 내목이 부러질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너무 무서웠어 ㅠ ㅠ
그 와중에 딸 아이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아! 어떤 년이야!!!! 엄마! 모자가 날아왔어
엉 ? 난 엄마니까 담담히 아이가 주는 모자를 받아 내 가랑이 사이에 쑤셔넣었지
그 생사의 갈림 속에서 말이야 ....
도착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모자를 집어 들었어.. 다행이 앞쪽 남학생애들이 마이크를 든 유세윤 닮은 알바에게
모자가 날아갔다고 하소연을 하더군
이때다 싶어 학생! 여기 모자 하며 손을 흔들었지...
그 유세윤 닮았다는 알바는 완전 오바하면서 나를 무협지의 주인공 마냥 대단하다고 입으로 슉슉 소리까지
내며 마이크에 떠들어 댔고 사람들은 나를 행해 박수까지 쳐줬어
딸은 챙피하다고 눈 뻘게서 뛰쳐 나가고 난 별일 아닌 듯 머리를 다시 묶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지
그 후로도 수 많은 지옥을 경험 한 후 우린 집에 올 수 있었고 지금은 갔다 온 지 3주가 되어 가지만
내 등짝과 옆구리엔 파스가 떨어 질 날이 없네
절대 사십 넘어서 놀이 공원에 가는건 자살행위와 같다고 꼭 말해주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