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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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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기일을 보내고...


BY 시냇물 2012-09-13

 

어제는 친정 아버지의 12주기 기일이었다

친정 1남4녀중 남동생네와 셋째 여동생네만 빼고

막내 여동생네, 큰언니와 형부, 내가 참석을 하였다

 

남동생은 하나뿐인 외아들이긴 하지만 올해 조카아이가

고3인지라 여러가지 겨를이 없을 것 같아

작년부터는 성당에서 연미사를 올리기로 하였다

 

사실 작년엔 하필 아버지 기일에 친정 여동생과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기는 바람에 언니네와 친정 어머니, 나만

달랑 미사에 참석을 하니 마음도 우울하고, 아버지 보기도

민망해서 미사 중에 눈물이 다 났다

 

그런데 이번 기일엔 원주 엄마께 내려가니 막내 여동생이

전날 미리 내려와 기일 아침에 간단히 음식 몇 가지를

준비하여 엄마와 둘이 먼저 아버지께 인사를 드렸다고 하길래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에도 내려가면서 막내 여동생에겐 연락을 못했는데

아니, 또 무슨 소리를 듣게 될 지 몰라 내가 피한 건지도

모르지만.....

 

그랬는데 좁은 내 소견을 민망하게 하기 충분하게

기특한 일을 한 것이다

워낙 뾰족한 성격이라 괜히 말 한 마디 잘 못했다간 또

어떤 덤터기를 쓸지 몰라 우선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

크기에 늘 나나 다른 형제들이 서로 연락하는 걸

피하는 탓이 더 크리라

 

따지고 보면 여동생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워락 아무도 당할 사람이 없는지라 그저 안 건드리는 게

제일이다 싶었으니....

 

그런데 이제 여동생도 나이가 50중반이 되다보니 스스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는지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성숙한 모습을 보이니 그동안 마음 졸였던 다른 형제들은

얼마나 대하기가 편해지던지

 

정말 이렇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가져본 지가 언제였을까

싶을만큼 너무나도 행복한 마음이었다

 

미사 중에 간곡한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면서도 감동의 물결이

물밀듯 밀려 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이런 우리의 모습이 좋게

보이셨겠지 싶으니 그 어느 때보다 미사에 깊이 집중할 수가 있었다

 

 

\"아버지, 이제는 마음 편하시죠?

저희가 서로 다투지 않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그런 모습 보일게요

늦기는 했지만 막내의 놀라운 변화가 저희 모두를 기쁘게 하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