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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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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틀니


BY 시냇물 2012-08-21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정 언니에게서 어떻게

지내냐는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이번에 엄마가 치과 진료를 받는다고

하였다

그동안은 당신 이로 지내 오셨는데 아무래도 그게 한계에

온 것 같아 위아래 전체 틀니를 해야할 것 같다고....

이번에 하면 엄마 돌아가실 때까지 다시 하는 일은 없지

않겠냐구 하면서

 

그럴려면 몇 개 남아 있는 이뿌리를 다 빼야 되는데

엄마가 심장때문에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들고 계시는지라

그걸 당분간 끊어야 할 것 같단다

 

 

이 빼고 틀니까지 다 하려면 얼추 3개월은 걸릴 것 같다는

얘기에 엄마가 속으로 얼마나 걱정을 하실지가 염려 되었다

 

 

그렇잖아도 막내 여동생이 함께 있다가 서울로 가는 바람에

마음이 허전하실텐데 이까지 빼고 식사를 제대로

못 챙기면 건강이 괜찮을지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올해 79세이시니 아무리 건강하시다 한들 노인임에랴

그 누가 괜찮다고 장담을 할 수 있을지.

 

 

엄마를 안심도 시켜 드리고, 안부도 물을겸

전화를 했더니 생각보다는 그래도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신다

 

\"얘, 근데 그게 치료비가 많이 든대, 300만원이나 든다네\"

하시니 정작 엄마의 걱정은 이를 빼거나 틀니를 하는 게

아니라 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침 일요일에 남동생네가 다녀 가면서 우선 50만원을

주고 갔다는 얘길 하신다

 

아마도 자식들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게 미안하신 까닭이다

 

형편이 되는 형제들이 서로 십시일반 도우면 엄마가

그리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

부모 마음이 어디 그런가

 

 

며칠 후 다시 언니와 통화를 해보니

엄마가 이를 2개 뺀 날은 피가 안 멈출까봐 걱정이 되셨는지

목소리에 힘이 없더니 이젠 괜찮으신 것 같다고...

계속 이를 빼시면 식사가 가장 문제일텐데

젊은 사람도 아니고, 노인이라 체력이 딸리진

않을까도 염려가 된다

 

가까이 있어 언니처럼 자주 들러볼 수도 있는 게 아니니

엄마에게 힘이 되어 드릴 수 없는 안타까운 내 마음이다

 

우리 친정 형제에겐 친가쪽 친척은 전혀 없고 외가는 서로 왕래도

안 하다보니 우리에겐 엄마가 유일하기에 건강하게

우리 곁에 오래 계셔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