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정 언니에게서 어떻게
지내냐는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이번에 엄마가 치과 진료를 받는다고
하였다
그동안은 당신 이로 지내 오셨는데 아무래도 그게 한계에
온 것 같아 위아래 전체 틀니를 해야할 것 같다고....
이번에 하면 엄마 돌아가실 때까지 다시 하는 일은 없지
않겠냐구 하면서
그럴려면 몇 개 남아 있는 이뿌리를 다 빼야 되는데
엄마가 심장때문에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들고 계시는지라
그걸 당분간 끊어야 할 것 같단다
이 빼고 틀니까지 다 하려면 얼추 3개월은 걸릴 것 같다는
얘기에 엄마가 속으로 얼마나 걱정을 하실지가 염려 되었다
그렇잖아도 막내 여동생이 함께 있다가 서울로 가는 바람에
마음이 허전하실텐데 이까지 빼고 식사를 제대로
못 챙기면 건강이 괜찮을지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올해 79세이시니 아무리 건강하시다 한들 노인임에랴
그 누가 괜찮다고 장담을 할 수 있을지.
엄마를 안심도 시켜 드리고, 안부도 물을겸
전화를 했더니 생각보다는 그래도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신다
\"얘, 근데 그게 치료비가 많이 든대, 300만원이나 든다네\"
하시니 정작 엄마의 걱정은 이를 빼거나 틀니를 하는 게
아니라 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침 일요일에 남동생네가 다녀 가면서 우선 50만원을
주고 갔다는 얘길 하신다
아마도 자식들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게 미안하신 까닭이다
형편이 되는 형제들이 서로 십시일반 도우면 엄마가
그리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
부모 마음이 어디 그런가
며칠 후 다시 언니와 통화를 해보니
엄마가 이를 2개 뺀 날은 피가 안 멈출까봐 걱정이 되셨는지
목소리에 힘이 없더니 이젠 괜찮으신 것 같다고...
계속 이를 빼시면 식사가 가장 문제일텐데
젊은 사람도 아니고, 노인이라 체력이 딸리진
않을까도 염려가 된다
가까이 있어 언니처럼 자주 들러볼 수도 있는 게 아니니
엄마에게 힘이 되어 드릴 수 없는 안타까운 내 마음이다
우리 친정 형제에겐 친가쪽 친척은 전혀 없고 외가는 서로 왕래도
안 하다보니 우리에겐 엄마가 유일하기에 건강하게
우리 곁에 오래 계셔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