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도 어느새 아침저녁으론
선선한 바람이 불며 그 꼬리를 감춰 간다
세월 앞에 그 누가 당해내리오
올해는 짝수년도 건강검진을 받는 시기라
남편과 무더운 날을 마다 않고 가까운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2년 전 검진을 받을 때 처음으로 일반 위내시경을 해봤는데
생각보다는 크게 어렵지 않아 올해도 일반으로 검사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장난이 아니었다
우선 목구멍을 마취한다며 무슨 액을 목에 직접 분사를 하니
목이 감각이 없어지며 이상했다
침대에 옆으로 누우라며 입을 벌리고 마개같은 걸 끼우더니
호스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입을 아하고 벌린 상태에서 꿀꺽하라는데 당최 호스가
안 넘어가니 삼킬 수가 없었다
급기야 기침이 터져 나오며 눈물까지 질질 흘렀다
간호 조무사도 연신 미안해 하며 다시 해보자고 한다
조심스럽게 다시 호스를 집어 넣는 걸 어렵사리 성공을 하고
호스가 위속을 마구 헤집으니 울렁울렁거리며 금방이라도
속이 넘어올 것 같았다
찰칵찰칵 연신 카메라 찍는 소리가 나며 검사실 여기저기서는
연신 왝왝 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내시경 검사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검사가 잘 끝나 치료사로부터 찍힌 사진을 보며
검사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위 내부는 깨끗했고, 조금의 위염 증세가 보이는데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여 안심이 되었다
열흘 쯤 뒤 검사결과가 집으로 날아 왔길래 궁금한 마음에
급히 뜯어 보았다
2년 전에 비해 체중이 2kg나 늘었고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다는 결과와 함께
신체활동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작심하고 운동을 하진 않기에 방심하는
사이에 이렇게 변화가 있었나 싶으니
새삼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도 있듯이
생각만 하기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리라 여겨져
남편과 동네 산을 매일 꾸준히 1시간 씩 돌기로 하였다
가까운 동네 산이긴 하지만 제법 나무들이 우거져
숲속으로 들어가면 상큼한 숲의 냄새가 기분좋게
코를 자극하고 몸도 마음도 한꺼번에 좋아지는 것 같다
가보니 의외로 숲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지라
나뿐만 아니라 평소 꾸준히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작심삼일로 끝낼 게 아니라 앞으로는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이렇게라도 꾸준리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 상쾌한 숲속 내음이 아직도 코를 간지르는 듯.....